군대 5

[군발] 식겁했던 분창(分倉) 훈련.

밥군의 자대였던 탄약창의 훈련 중에는 분창(分倉)이라는 훈련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도 군수 사령부에만 있는 그런 훈련이 아닐까 합니다만, 훈련 내용은 이름 그대로 (탄약)창을 나누는 상황에 대비한 그런 훈련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서 만약 전선이 북쪽으로 향하게 되면 원활한 탄약의 보급을 위하여, 탄약창의 물자와 인원 절반을 북쪽으로 나르는 그런 상황훈련이지요. 훈련 자체에 대한 상황은... 왠지 언급하면 안될 것 같아서 통과하고, 그냥 훈련 당시 저희들 상황이나 끄적거려보려고 합니다. 밥군이 알기로 이 훈련은 필자가 근무했던 창에서 최초로 행해졌다고 들었습니다. 군수 사령부였던가, 아니면 저희 탄약창이었던가. 어쨌거나 저희 중대가 선봉 경비중대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니었나?;;; 뭐 여튼..

[군발] 후임이 썼던 한 줄의 글, "구타는 언제쯤 사라질까."

밥군이 이등병이었던 05년 전반기때의 일입니다. 당시,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하여 당직사관은 이등병들만을 따로 모아서 번개, 아니;; 이등병의 날 형식으로 시간을 마련해주셨었지요. 이것저것 당직사관이 사준 간식거리를 먹은 후, 저희들은 각각 한장의 종이를 받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구타당한 일이 있으면 적으라고 하더군요. 없으면 그냥 비워두고요. ...뭐-_- 없진 않았겠지만 어쨌거나 밥군은 그냥 빈 종이로 제출을 하고, 전원 작성완료 이후 다시 내무실로 돌아왔습니다. 내무실에서 선임들이 뭐했냐며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그냥 이런 일이었다 라고 말한 후 개인정비시간은 만끽(?)하기 시작했지요. 잠시 뒤, 당직사관의 '빡친' 방송이 들려왔습니다. "이등병들 당장 군장 싸서 중앙 현관에 집합해!" ...버엉...

[군발] 내무반에서 하극상을 일으킬 뻔 했던 친구의 일화.

군대라는 곳은, 요즘이야- 가면 갈 수록 헤이해지고 있다는 말이 들리긴 한나 어쨌거나 계급사회입니다. 나이고 사회에서의 신분이고 그를 떠나서 일단은 군대의 계급이 우선이라는 것이죠. (하긴, 풀어지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는 저 때도 그랬고, 제 선임도 그랬을테고- 끝없이 이어지겠지만요?) 어쨌거나 이런 계급 사회에서, 하극상을 벌여 영창을 갈 뻔 했던 친구의 에피소드입니다. 군대의 짬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간 중 하나가 아마 취침 전 점호시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밥군입니다. 계급이 입대에 가까울 수록 딱딱하게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을테고, 전역에 가까울 수록 누워있다던가 책을 본다던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자유롭게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친구의 부대에선 계급이 상병을 넘어가..

[군발] 눈(雪), 군 시절에는 그저 악마의 비듬이었을 뿐-_-;;;

눈(雪). 정말 애증의 단어며 존재입니다. 커플분들에게야 그저 낭만의 상징이겠지만, 현역으로 복무중인 병사들에겐 그저 악마의 비듬에 불과할 따름이죠= _ -;;;. 뭐? 군대 안에서 눈 내리는게 재밌다고?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가! ...군 가산점에 관련되서 왈가왈가 할 생각은 없지만, 눈... 눈이... 눈 내리는 것이 재밌었다니... 언제 봐도 저 말은 돋네요. 뭐, 어디나 그렇겠지만, 군대에서는 이놈의 눈은 평일엔 그렇다쳐도 주말에도 꼬박꼬박 빠짐없이 내려줍니다. 평일에 내렸다면 일반 작업 대신 눈이라도 쓸겠건만은, 주말에 내려버리면 얄짤없이 휴식이고 뭐고 없이 바로 제설 작업에 투입되었지요. 싸리비와 인조비를 들고 일어나라 용사여! 군 복무 중의 필자의 첫 눈은 훈련소시절이었습니다. 1월 군번이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