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돌이 & 군바리 11

[군발] 식겁했던 분창(分倉) 훈련.

밥군의 자대였던 탄약창의 훈련 중에는 분창(分倉)이라는 훈련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도 군수 사령부에만 있는 그런 훈련이 아닐까 합니다만, 훈련 내용은 이름 그대로 (탄약)창을 나누는 상황에 대비한 그런 훈련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서 만약 전선이 북쪽으로 향하게 되면 원활한 탄약의 보급을 위하여, 탄약창의 물자와 인원 절반을 북쪽으로 나르는 그런 상황훈련이지요. 훈련 자체에 대한 상황은... 왠지 언급하면 안될 것 같아서 통과하고, 그냥 훈련 당시 저희들 상황이나 끄적거려보려고 합니다. 밥군이 알기로 이 훈련은 필자가 근무했던 창에서 최초로 행해졌다고 들었습니다. 군수 사령부였던가, 아니면 저희 탄약창이었던가. 어쨌거나 저희 중대가 선봉 경비중대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니었나?;;; 뭐 여튼..

[군발] 군대 말투의 미묘함?

군대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면 관등성명을 복창하면서 대답을 합니다. 물론 상위 계급이 부를 때만 말이죠. 병장이 이등병을 부르면, "이병 홍길동!" 이렇게 말이죠. 근데 이런 관등성명 복창이, 계급- 흔히 말하는 짬밥이 높아질 수록 상당히 재밌어집니다. 이등병때야 계급과 이름 모두 또박또박 발음을 하게 되지만, 군 생활 경력이 쌓이고 계급이 높아질 수록 요 녀석이 점점 흐려지는 거죠. "이병 홍길동!" 이, "병장 홍기ㄷ"... 뭐 이런 식으로... 제일 첫 글자만 똑바로 들립니다-_-. 나중엔 아예 계급만 대는 경우도 생기고, 이마저도 발음이 굉장히 불분명해지기도 하죠. ...관등 성명 똑바로 대기도 귀찮은거지 말입니다(...!). 병장이라 하는건지 벼자이라 하는건지,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어쨌..

[군발] 후임이 썼던 한 줄의 글, "구타는 언제쯤 사라질까."

밥군이 이등병이었던 05년 전반기때의 일입니다. 당시,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하여 당직사관은 이등병들만을 따로 모아서 번개, 아니;; 이등병의 날 형식으로 시간을 마련해주셨었지요. 이것저것 당직사관이 사준 간식거리를 먹은 후, 저희들은 각각 한장의 종이를 받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구타당한 일이 있으면 적으라고 하더군요. 없으면 그냥 비워두고요. ...뭐-_- 없진 않았겠지만 어쨌거나 밥군은 그냥 빈 종이로 제출을 하고, 전원 작성완료 이후 다시 내무실로 돌아왔습니다. 내무실에서 선임들이 뭐했냐며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그냥 이런 일이었다 라고 말한 후 개인정비시간은 만끽(?)하기 시작했지요. 잠시 뒤, 당직사관의 '빡친' 방송이 들려왔습니다. "이등병들 당장 군장 싸서 중앙 현관에 집합해!" ...버엉...

[공돌] 1학년 새내기 시절, 새터의 추억과 씁쓸한(?) 기억;;

공대 엠티나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라 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남자들만 우글우글 거리는 방 안에서 주구장창 술만 마시는 그런 광경이 아닐까 합니다. 공돌이인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런 이미지는 결코 거짓이 아닙니다. ...진짜입니다-_-?. 끄응. 필자의 새내기 시절인 04년 새터를 떠올려보면 꽤나 즐거우면서도 씁쓸한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뭐, 필자의 실수 때문인 것도 있지만 말이죠;;.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새터 당시의 에피소드를 몇 가지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크게 남는 것은 아무래도 의리게임이 아닐가 싶은데 말이죠. 다들 아시리라고 생각하지만, 이 의리 게임이라는 놈은- 숫자에 관계없이 팀을 갈라서, 이긴 팀이 만든 술-_-을 진 팀이 모두 나눠 마셔야하 하는 ..

[군발] 내무반에서 하극상을 일으킬 뻔 했던 친구의 일화.

군대라는 곳은, 요즘이야- 가면 갈 수록 헤이해지고 있다는 말이 들리긴 한나 어쨌거나 계급사회입니다. 나이고 사회에서의 신분이고 그를 떠나서 일단은 군대의 계급이 우선이라는 것이죠. (하긴, 풀어지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는 저 때도 그랬고, 제 선임도 그랬을테고- 끝없이 이어지겠지만요?) 어쨌거나 이런 계급 사회에서, 하극상을 벌여 영창을 갈 뻔 했던 친구의 에피소드입니다. 군대의 짬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간 중 하나가 아마 취침 전 점호시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밥군입니다. 계급이 입대에 가까울 수록 딱딱하게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을테고, 전역에 가까울 수록 누워있다던가 책을 본다던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자유롭게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친구의 부대에선 계급이 상병을 넘어가..

[공돌] 공대에서 공대 여자란?

공대 여자란? 공대에 다니는 여자. ...끝. ...이럴 순 없고 말이죠. 사실 이 공대 여자라는 존재는 참으로 묘하고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매력이 무슨 매력인지는... 넘어가기로 하고 -_-*. 학과의 대다수가 남자로 채워져있는 대부분의 공대에서, 소수로 존재하고 있는 그들의 역할이란-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지 안 하실지 모르겠군요;;;. 개인적으론 참으로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 소수, 라 하니까 생각난 일화인데 말이죠. 필자의 과 같은 경우엔, 1학년일때는 학부 소속으로 각 과에 배정되어져 지내다가 2학년이 되어서야 전공을 선택하여 과를 배정받습니다. 1학년 당시에 배정된 과에서, 약 60여명의 동기중에 단 두명이 여학생이었는데요;;. 그것을 본 당시 집행부 선배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군발] 눈(雪), 군 시절에는 그저 악마의 비듬이었을 뿐-_-;;;

눈(雪). 정말 애증의 단어며 존재입니다. 커플분들에게야 그저 낭만의 상징이겠지만, 현역으로 복무중인 병사들에겐 그저 악마의 비듬에 불과할 따름이죠= _ -;;;. 뭐? 군대 안에서 눈 내리는게 재밌다고?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가! ...군 가산점에 관련되서 왈가왈가 할 생각은 없지만, 눈... 눈이... 눈 내리는 것이 재밌었다니... 언제 봐도 저 말은 돋네요. 뭐, 어디나 그렇겠지만, 군대에서는 이놈의 눈은 평일엔 그렇다쳐도 주말에도 꼬박꼬박 빠짐없이 내려줍니다. 평일에 내렸다면 일반 작업 대신 눈이라도 쓸겠건만은, 주말에 내려버리면 얄짤없이 휴식이고 뭐고 없이 바로 제설 작업에 투입되었지요. 싸리비와 인조비를 들고 일어나라 용사여! 군 복무 중의 필자의 첫 눈은 훈련소시절이었습니다. 1월 군번이었던..

[공돌] 공돌이 4년차인 밥군의 서식처.

04년도에 입학하여, 휴학이니 군대니 다 쳐서 단순 햇수로만 7년째 공대를 다니고 있는 밥군입니다. 덕에 뭐-_-; 과에서 볼 건 다 봤다지요. 개강/종강 총회도 이젠 안 나가고 있고, 엠티는 늙었다고 넣어주지도 않고(이젠 가기도 좀 그렇긴 하지만), 과체전같은 것도 패스-. 4학년이 되면 거의 모든 행사에 있어 자동 열외되는 것은 비단 공대만은 아니라 생각하긴 하지만요. 어쨌거나, 근래 들어 필자의 경우엔 일명 '랩실' 이라는 과 시설에서 죽치고 살고 있습니다. 랩실, 혹은 연구실이라고 하지요. 연구실을 뜻하는 "Laboratory"를 저희 과 나름대로 줄여서 부르고 있는, 일종의 줄임말이랄까요? 다른 과나 학교에서는 어떻게 부르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저희는 그렇습니다-ㅂ-;. 이 연구실, 그냥 랩..

[군발] 배식조, 일명 밥조의 추억.

05년 1월, 훈련소 당시 이야기입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대부분이 한번쯤은 겪었을, 밥 조(...)라 불리는 배식조 이야가 생각나서 깨작거려보고 있는데요. 39사단 신병교육 2중대(일명 특공2중대)를 나온 필자의 경우, 배식조라 불렀었습니다. 역할은 훈련병들 중에 몇몇이 일주일간 식사 배식을 담당하며 동기들에게 밥, 반찬, 국을 나눠주기도 하고, 훈련 때 마실 물을 챙겨가고, 식사 전에 식탁 위에 물병을 올려놓는다거나, 식사 종료 후 뒷정리(세척장 척소 내지 짬처리 등)를 하는 역할이지요. 필자는 그 중에서 물 관련 일을 담당하는, 일명 물조-_-;;;였습니다. 호칭 한번 단순해서 좋습니다. 허허. 아마 2주차였나? 그쯤에 저희 내무실에서 배식조에 걸린 것이 필자였는데, 일반적으로 동기들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