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K리그 팬을 적으로 돌려버린 M본부 Sports+

개구리C 2010. 11. 14. 17:55

 근래 들어 M본부 Sports+는, 상당히 많은 K리그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요즘입니다.

 가뜩이나, 축구 중계에 있어서는 국가대표팀의 경기에나 목을 메며 K리그를 외면하며, Major Baseball Corporation이라는 별명까지 존재할 정도로 친야구적인 성향을 발휘했던 M본부였는데 지난 서울과 대전의 K리그 30라운드 중계 취소가 결정적인 타격을 먹였던 것이죠.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11일 수원과 제주의 리그 경기가 7시 30분에서 30분 늦춰진 8시로 변경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MBC 측에서 중계를 위해 시간 변경을 요구했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그 결과, 수원의 경기는 M본부의 채널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계차가 없다는 이유로 중계를 취소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중계차는, 야구경기 뿐만 아니라, 연예인 축구의 취재차 나가있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당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서울 대 대전전 중계 취소가 알려진 이후, M본부 Sports+의 게시판에는 수많은 항의글이 올라왔죠. 뿐만 아니라 항의 전화 역시 빗발쳤다고 합니다. 결국 그 당시, 방송사 측에서 전화를 받지 않기도 했다는 글들이 꽤나 보이더군요.

 이 경기는 동시에 서로 다른 경기를 갖는 제주와 서울간의 우승 경쟁의 최종 결정전이었던만큼 많은 팬들이 기대했었던 경기였습니다. 당시의 중계는 이틀전에 급작스레 취소가 되었는데, 그 당시 M본부 Sports+의 이유는 비인기 종목을 위하여 핸드볼 대표팀의 평가전을 중계한다는 것이었죠.

 그 당시, M본부 Sports+가 서울과 대전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KBS는 제주와 인천의 경기를, SBS Sports는 경남과 성남의 경기 중계를 위해 일찌감치 중계차를 배정해놓은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대전지역방송에서 급하게 중계차량을 수배하여 상암구장으로 급파, 중계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었습니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경기를 TV로 지켜볼 수 없게된 수많은 팬들의 분노와 항의가 거쎄게 시작되었습니다.

 모 축구 까페의, M본부 Sports+에 전화했다는 글에서는 전화를 받았던 담당자가 그저 어쩔 수 없다며 허허허 웃어넘겼다는 글들도 보이고, 그런 경험을 똑같이 당했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항의글과 전화가 폭주하자 결국 M본부 Sports+에서는 사과글을 공지로 띄웠는데, 이미 성난 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사과문이었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결국 타 언론사들에도 퍼져 기사화되기도 했었지요. (관련기사 바로 읽기.)

 또한 한 팬분이 M본부 Sports+ 게시판에 남겨놓았던 글을 보게 되면, 뜬구름 잡는 소리라 취급하기에는 현 상황들과 맞물려 상당히 신빙성 있게 보입니다. 물론 필자 역시 M본부 Sports+의 만행에 상당히 열을 받아있는 상태라 더 그런 것도 있긴 합니다만;;;
 
 한국에서 맨체스터 Utd.가 갖는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M본부 ESPN이 EPL 중계권을 포기했을 땐 이제는 해외축구를 거의 보지않는 필자조차도 '왜 저러지?' 싶었다지요. 


 어쨌거나 이런저러한 공분 속에서, M본부 Sports+가 이번 플레이오프 중계 일정에 있음은 다시 한번 K리그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수원:제주, 서울:대전전에 이어 어차피 또 취소할 거 왜 중계일정 띄워놨냐는 그런 비아냥거림과 함께, 현재 M본부 Sports+의 축구 게시판에는 차라리 중계하지 말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지요.

          11월 20일 토요일                    15:00                전북 vs 경남      SBS SPORTS<HD LIVE>
       MBC Sports+ <LIVE>
      경남 자체 중계 <LIVE>
          11월 21일 일요일                    15:00                울산 vs 성남      SBS SPORTS<HD LIVE>
       MBC Sports+ <LIVE>
              UBC <LIVE>

 무슨 낯짝으로 다시 중계를 들이대냐는 그런 반응의 글들입니다.
 

 이처럼 M본부 Sports+의 축구 게시판에는 계속하여 항의글들이 속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게시판 담당자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요.

 M본부 Sports+의 중계 일정을 보면 대다수의 프로그램이 야구 관련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꽤나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심지어 SK 와이번스 우승 이후, SK Day를 지정하여 24시간의 일정 중 과장을 좀 보태서 23시간 30분을 SK 와이번스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고 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축빠 라인과 야빠라인이라는 관념을 떠나, M본부 Sports+가 야구 편향적인 중계일정을 가졌다는 것은 일주일간의 중계 일정표를 훝어보신다면 어느 정도 공감은 하실 수 있을 것이라 보네요.

 어쨌거나 이런저런, M본부 Sports+의 훌륭한 판단과 결행 덕분에 그들은 수많은 K리그 팬들을 가볍게 적으로 돌리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아무래도, M본부 Sports+는 K리그 팬들의 분노와 항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 무마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듯 싶네요.

 스스로 신뢰를 깎아먹어버린 M본부 Sports+, 당신들이 무시하였던 K리그가, 그리고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직접 겪어보며 체감해보기 바랍니다.


 ***

 덤으로, 이로 인해 K리그 팬들에게 SBS Sports의 이미지 역시 급상승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실제로 축구 커뮤니티 등의 게시판을 둘러보다 보면은 SBS Sports를 지지하는 글들이 이제는 심심찮게 보이고 있던.

 월드컵 독점 중계 사태로 꽤나 이미지를 깎아먹었던 SBS Sports는, M본부에 비해 보다 많은 관심을 K리그에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실제로 꽤나 많은 경기를, HD 화질로 중계해줄 뿐만 아니라 금요일 밤 11시 30분에는 팬스테이지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중계나간 경기의 양 팀의 팬들을 모셔오며 팬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전에 경남과 성남 팬간의 팬스테이지를 한참동안 웃으며 지켜봤던 필자였기 때문에, 그리고 바로 어제 벌어졌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인 성남과 조바한의 경기를, 우승 세레머니까지 중계해주는 정성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이 호감이 올라갔다고나 할까요.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전에 서울이 홈경기 6만 관중을 찍는 등 리그 전반적으로 팬층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상당부분 의식하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정말 안타깝게도 소수의 구단은 힘들지만요 ㅠ).

 그렇게 어디와는 달리 국대 경기뿐만 아니라 자국 리그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SBS Sports이기 때문에, 자국 리그를 그저 길가의 돌맹이마냥 취급하는 M본부보다 호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KBS 역시, 리그 팬들에겐 유명한 비바 K 리그를 편성하고 비교적 꾸준한 중계로 K리그 팬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지요.

 단 하나, M본부 Sports+만 제외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