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K리그 26라운드, 현재까지의 리뷰와 남은 경기에 대한 예상.

개구리C 2010. 10. 17. 01:23
 K리그 26라운드도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사실상 6위 경쟁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상태고(현재는 수원만이 6강의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 경쟁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6강 내에서의 치열한 순위 싸움들이네요.

 때문에 필자로서는(굳이 제가 아니었더라도) 주로 6강 내부의 경쟁에 관련된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 첫번째가, 지난 금요일에 성남 탄천구장에서 열렸던 성남과 대전의 경기였지요.

 10.15 성남 vs 대전

 성남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울 듯 합니다. 샤빠님의 깨알같은 웹툰이 어떻게 나올련지 기대가 되는군요;;

 지난 아챔 원정에 이어 열린 부산 원정에서 비교적 위험을 무릅쓰고서 주전 선수들의 출전을 강행시켰음에도 대전과는 무승부로 종료했었죠. 그런데 아챔 홈경기를 몇일 앞두고, 가용가능한 주전들을 모두 가동했음에도 이번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거둠으로써 경남과 여타 경쟁팀들보다 순위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습니다.

 특히나 3위 싸움에 있어 가장 강력한 경쟁자일 수 있는 경남이 제주와 서울을 상대로 2연패를 거두는 동안 점수를 더 벌리지 못한 것은, 성남으로서는 그야말로 통한의 실수라 여겨집니다.

 대전은 원정에서 성남을 상대로 1점을 얻었다는 것은 그렇게 나쁜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리라고 여겨집니다.


 10. 16

 광주 : 대구
 - 대구가 원정에서 광주를 3:0으로 대파해버렸습니다. 좋은 경기 내용에 비해 언제나 아쉬움의 분루를 삼키는 팀인 대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 여겨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광주 중원의 핵심 김정우 선수가 선발로 출장했음에도 불구하고 3실점이라는 것은 뜨악할만한 그런 결과. 또한 2골을 몰아넣는 레오 열사의 멋진 활약이 돋보이는 경기였습니다.

<승리의 일등공신, 대구의 레오 열사.>

 이번 경기의 승리로 대구는 리그 최하위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반면 광주는 이번 대결의 패배로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고 말았네요.


 전남 : 인천 - 허정무 감독이 친정팀 전남으로 돌아왔습니다. 상대팀의 수장으로 말이죠.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 상승세를 타던 인천이었지만 경인더비 패배에 이어 3골을 먼저 넣고도 대전과 비긴 지난 라운드의 여파일까요?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병수 선수마저도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남 역시도 슈바, 인디오, 지동원 선수 등의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도 인천의 골문을 여는 것에는 실패하며 결국 경기는 0:0으로 무승부로 종료.

 원정팀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는 전남의 미로(던전)에서 인천은 승점 1점만을 챙겨가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의 상승세가 상당히 누그러진 듯한 인천이네요.

 그나저나 지동원 선수, 이번 시즌 출장 경기 횟수가 은근히 압박이네요. U-19 대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리그 출전이라니. 아무리 젊다지만 조금의 휴식은 필요해 보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군요.


 포항 : 부산 - 꽤나 다득점이 터진 경기였습니다. 홈에서 부산을 맞이한 포항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후반에만 무려 네 골이 터지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종료했네요. 

 돌아온 부산의 에이스 박희도 선수의 선제골로 앞서간 부산이었으나, 근래들어 득점침묵이 이어졌던 설기현 선수가 스스로 만들어낸 패널티킥으로 오래간만에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에 성공! 하지만 후반 41분에 정성훈 선수의 추가골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짓나 싶었는데, 포항은 기어코 추가시간에 이진호 선수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데 성공합니다. 2경기 연속골을, 그것도 매우 순도 높은 골을 터뜨리는 이진호 선수입니다. 

<오래간만에 골 맛을 본 설기현 선수.>

 FA컵 결승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려 했던 부산이었으나 최후의 순간에 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1점을 획득한 부산이네요.

 
 전북 : 제주 - 정말 전라도에만 오면 기가 약해지는 제주인가요? 올시즌 전라도에서는 1승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제주입니다. 물론 올시즌만이라면 딱히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 팀이 제주임을 떠올려본다면 은근히 납득할만한 이야기기도 한 듯 싶네요.

 전북으로서는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을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효과를 독톡히 본 듯 합니다. 그 제주를 상대로, 전반 15분이 되어서야 첫 슈팅을 허용할만큼 강한 압박으로 되려 기세를 가져갔던 전북이었습니다. 이어 전반 44분, 루이스 선수가 얻어낸 패널티킥을 이동국 선수가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획득.

<선제골의 주인공 이동국 선수.>

 하지만 후반들어 반전에 성공한 제주는 31분에 기어코 고메스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는 데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 직후에 수비수인 이상호 선수가 퇴장당함으로써 그 여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듯 합니다. 

 이번 경기는 전북과 제주 양자 모두에게는 만족스럽지는 않은 결과일 것이라 생각되네요. 제주로서는 서울이 턱끝까지 추격해온 상황에서 1점'밖에' 못 벌어들였고, 전북 역시 수원의 막판 추격 기세가 매서운 상황에서 1점'밖에' 못 얻었으니 말이죠. 그래도 보다 이득을 본 쪽이라면 전북이라 생각하는 필자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10. 17

 
성남대전, 포항부산, 전남인천, 전북제주전까지! 이틀간 열린 다섯 경기중 무려 네 경기가 무재배로 종료한 26R입니다. 

 남은 경기는 울산에서 열릴 울산 : 서울과, 창원에서 열리는 경남 : 강원의 두 경기네요.

 전북과의 경기에서 연승이 끊어지며 기세가 꺾인 울산이, 명품경기라 평해질 정도로 멋진 경기력으로 역전승을 일궈내며 한껏 기세를 올린 서울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궁금합니다.

 단순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경기의 승패는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요. 현재 6위에 있는 울산으로서는 전북을 포함한 상위권 팀을 쫓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고, 수원의 매서운 추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승리는 필수입니다.

 서울 역시도 제주가 무승부를 거두며 기세가 주춤한 틈을 타 승점 3점을 획득하여 역전 우승을 노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겠죠. 하지만 서울은 수비의 핵인 아디 선수가 지난 경기에서 광대뼈 골절로 시즌아웃되어버린 것이 큰 변수네요. 하지만 극강의 전력을 가진 서울의 중원이 그 공백은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리라 예상됩니다.

 
 창원에서는 경남이 강원을 상대로 총전적 무패행진을 이어가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물론 전북 역시 징크스라고까지 불리는 경남전 무승의 악연을 끊어내기 위한 전술을 들고 먼 원정길을 오겠죠.

 경남은 성남이 무승부를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라운드를 이길 경우 3위로 치고올라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만큼 어떻게서든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죠. 하물며 홈에서라면, 전반기에 비하여 한풀 누그러지긴 했으나 서울이나 제주 부럽지 않은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남이기 때문에 강원의 원정길은 결코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는 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