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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서평21] 아프니까 청춘이다. - 지은이 : 김난도

개구리C 2011. 5. 24. 02:33

 G마켓 해봉단 활동 당시 팀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짧막한 감상평입니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인상을 받은 것은, 아마도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다. 스물 넷이 고작 아침 7시 12분이다. 집을 막 나서려는 순간이다." 라는 글귀였습니다.

 밥군이 스물 넷이면, 군 제대 후 1년을 휴학하고 나서 막 대학교 2학년으로 복학했을 시기였습니다. 누군가로부터는 인생의 가장 황금기이자 절정기라는 평을 듣기도 하는 바로 그 시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래저래 혼란 속에 빠져서 힘들어했던 시간이기도 하지요.

 군대를 제대한 후 학교에 돌아오면서, 조금씩이나마 더 사회와 스스로에 대한 현실을 깨달아가며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벌써 이 나이인데, 해놓은 것이 없구나."
 
 혹은, 이제 24살이면서 어리석게도 그런 생각들을 하기도 했었죠. 벌써 많은 것들을 이루어 놓은 친구들, 혹은 동생들을 보면서 조금씩은 저렇게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랬던 시간들이, 하루로 따지면 이제 막 집을 나서는 7시를 조금 넘겼었던 것입니다. 

 하루를 시작할, 일상이 시작하지도 않은 시간. 물론 아침이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가장 중요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요. 아직까지, 지낸 시간보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남은 시간이 훨씬 많이 남은 그런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주위의 환경에 치여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불안하고 지친 마음을 어루어 만져줍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흔하고 뻔한 말들이 아닌, 한발 먼저 걸어간 인생의 선배가 뒤따라 오는 후배를 향하여 진심과 경험이 들어가 있는 경험을 말해줍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하면서. 그리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식하면서, 그리고 받아들이라고.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청춘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책이 스스로가 처한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책이라는 것이 어디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 대신, 해결책을 던져주는 대신 이 책은 지친 채 걸음을 멈추고 서있는 독자의 손을 잡고 앞으로 끌어줍니다. 어깨를 받쳐주고 함께 발걸음을 옮겨줍니다. 명확한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서 나아갈 길을 찾도록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줍니다. 길을 찾는 것은 어디까지나 독자의, 스스로가 해야한다는 것을 이 책은 잊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 원할때면 조금의 힘이나마 이 책을 읽는 이에게 나누어 주는 책입니다. 


 지금의 밥군의 인생의 시계는 아침 8시 6분입니다. 

 어디엔가 도착하여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그런 시간들인 것이죠. 비록 새벽에 잠을 조금은 설쳤다고는 하나, 컨디션이나 기분이 조금은 안 좋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쯤은 얼마든 잊고 즐겁고 기운차게 지낼 수 있는 일들이, 시간적 여유가 보다 많이 남은 그런 시간인 것입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꽤나 오래 되었는데 이제서야 끝을 맺으려고 하네요. 사실 뭔가 더 적고싶기는 한데, 정확히 어떠한 심정을 적어야하는지 미묘하긴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무엇인가 변했다, 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애매하네요. 

 책을 읽는 것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이고, 그를 통해 깨닫고 변화하는 것 역시 어디까지나 남이 해줄 수 없는 스스로의 몫입니다. 이 책은, 그런 깨달음이나 변화를 던져줄 수 있는 계기를 주기 충분하지 않을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