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AFC 챔스 4강. 성남, 발을 멈춘 천마(天馬)여, 날개를 펴라!

개구리C 2010. 10. 20. 01:06

 아. 제목이 오글오글. 쓰고보니 오글거립니다. 죄송해요, 오글거려서;;;

 여튼, 드디어 D-day입니다.

 오늘 오후 7시 30분에 성남 탄천 종합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AFC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 열리는 바로 그 날입니다.

 지난 1차전 당시 선제골을 넣고도 3:4로 역전패하며 관전했던 수많은 K리그의 팬을 다소 허탈하게 만들었던 성남 일화이지만, 졌다고는 하나 원정에서 3골을 집어넣음으로써 1점차 패배면서 원정 다득점에서 보다 득을 얻어왔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라운드에서는 1점차 이상으로 승리하되, 3:2를 넘어가는 스코어만 아니라면 도쿄에서 열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은 만들어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남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홈 5경기를 승리하면서 15득점 4실점을 보이는 극강의 모습을 보인 반면, 원정팀인 알 샤밥은 홈 성적 3승 1무 1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2승 2패를 거두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알 샤밥팀은 산유국가의 위엄답게 이미 전용기로 지난 14일 한국에 도착, 시차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마무리해놓고서 잠시 후(?!;;) 열릴 4강전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기사에 떴던 전용기의 위엄이란, 과연 산유국? 이런 느낌?;;


 또한, 의외의 복병이었던 탄천 구장의 잔디 역시도 탄천 종합 운동장에서 경기가 거의 한달 가량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를 이용해 거의 완전히 복구시켜 그로 인한 AFC로부터의 징계같은 것은 걱정 안해도 되는 상황!

<복구된 탄천의 잔디.> 
 
 잔디 때문에 탈락하기라도 했다면, 생각만 해도 처참한 결과였을 것입니다;;;.


 경기에서도, 성남의 키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성남 중원의 사령관 몰리나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라돈치치 선수 역시 몸을 완전히 회복하여 이번 2차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몰리나 선수같은 경우 지난 대전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시종일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프리킥에서 아쉽게 골대를 맞추는 등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 2차전에서 두 선수가 사이좋게 더도말고 덜도말고 두골씩만 넣어주세요.

<지난 1차전 당시 팀의 세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던 몰느님, 몰리나 선수의 모습.>

 성남의 신태용 감독님은 초반에 빠른 득점을 통해서 안정적인 운영을 가져가며 알 샤밥의 시간지연을 막아내겠다는 말을 하셨는데, 비단 성남의 팬분들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 모두가 성남을 응원하며 신 감독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부디 멋진 경기로, 화끈한 골 폭죽을 터뜨리며 11월 도쿄에서 열릴 결승전으로 올라가길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말입니다.

 이번 2차전 홈경기에서 성남은 그간 보지 못했던 색의 유니폼을 채택했습니다. 물론 상의야 당연히 특유의 노란색이지만, 바지를 빨간 색으로 만들었더군요. 

<모델은 또다시 몰느님. 근데 뭔가 상하의 조합이 어색하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강렬한 붉은색 바지이기는 하나,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이; 노랑과 빨강조합이면 색으로만 보면 상당히 괜찮은 관계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저렇게 위에는 온통 노랑, 밑으로는 온통 빨강으로 도배하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에요 ㅠ 하다못해 양말이라도 검정색으로 했다면 어땠을까 싶긴 합니다만, 뭐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1차전 원정 직후 주말에 열렸던 부산과의 원정 경기와, 지난 금요일 홈에서 대전과의 경기에 전력 안배가 아닌 전력 투구를 선택했던 성남의 신태용 감독이셨습니다.

 필자의 응원팀인 경남FC를 제외하고서는, 가장 호감이 가는 팀이었기(K리그를 처음 봤던 초등학생 때의 응원팀) 때문에 당시의 결정에 다소 뜨악해 하기는 했습니다. 저러다 주전 중 누군가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이번 2차전에 바로 직격타로 데미지를 입기 때문이었죠. 그로인해 경기를 보는 상당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를 보았던 필자였습니다. 부상당하지 말기를 바라면서요.

 비록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전력으로 임했던 경기들을 2무로 마감하기는 하였으나, 결과를 떠나 성남의 체력이나 경기력으로 보았을 때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흐름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맘 편하게 4강전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