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2010 AFC 챔피언스 리그 4강, 성남 vs 알 샤밥. 아쉬운 역전패.

개구리C 2010. 10. 6. 04:06

 지난 주, 이번 4강전을 위해 출국했던 성남FC, 마침내 경기를 치뤘습니다.

 8강에 네 팀을 올렸던 반면에 4강에는 내전을 벌인 성남만이 올라갔던터라, 절로 경기를 보게끔 만들어주는 이번 아챔리그인듯 하네요.

 새벽 2시까지 안 자고 버티느라 식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사우디 알 샤밥의 홈구장에서 열린 이번 원정에서, 과연 침대는 전술입니다, 라는 중동 축구 언제 시작하려나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성남은 대인배 몰느님께서 상대 수비를 맞고 튀어난 공을 그대로 꽂아넣어버리며 전반 4분 이른 골로 1:0으로 기선을 잡는데 성공! 오오오, 초살의 몰느님!!! 

 성남, 몰느님의 새벽을 깨우는 상큼한 대인배 슛 장면 : 클릭

<성남의 대인배 몰느님 몰리나.>

 그러나나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서, 과거 수원에도 뛴 경력을 지닌 올리베이라 11분경 위협적인 찬스에 이어 15분경에 성남의 수비진을 뚫으며 키퍼 정성룡 선수의 키를 가볍게 넘기는 슛으로 동점골에 성공합니다.

 어쨌거나 원정 경기에서 득점을 한 덕분에 침대 축구의 가능성은 꽤나 줄어들었습니다.

 올리베이라, 지난 8강전 전북전에서도 사고쳤었는데 또 한건 하는데 성공했네요. 에잇.

 알 샤밥, 올리베리라 동점골 장면  : 클릭

 직후 골 포스트 근처에서 위험한 프리킥 찬스를 내주기도 했으나 무사히 넘긴 성남은 전반 27분, 조재철 선수의 추가골로 또다시 한점 앞서 나가는데 성공합니다. 

 성남, 조재철 선수의 추가골 장면 : 클릭

<성남의 신(?)병기, 조재철 선수의 모습.>

 성남은 알 샤밥을 압도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33분 무렵에 몰리나의 코너킥 기회와 36분경 아쉽게 골포스트를 빗겨가는 슈팅 등 다득점을 위해 상대방의 골문을 두들기지만, 아쉽게도 추가골 득점에는 실패합니다.
 
 40분에 라돈치치가 보여준 비교적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을 보여주며 아쉬운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습니다. 키퍼의 선방만 아니었다면 추가골 득점에도 성공할 수 있었을 듯한, 그야말로 날카로운 슈팅!

 전반에서 보여준 성남의 공격력은, 뭐랄까? 중동 원정을 가서 전반에만 두 골을 뽑아내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저력에도 불구하고 득점이 적어보일 정도로 멋진 경기력이랄까요?! ...네, 사실 그냥 과욕입니다-_-;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간중간 수비진들이 빈틈을 계속 드러낸다는 것이랄까요?

 알 샤밥 역시 그런 찬스마다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상당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다행히도 마무리에서 세밀함의 부족을 드러내며 새벽잠을 못 자며 지켜보는 수많은 K리그 팬들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경기가 진행될 때, 이곳 한국, 성남 사무실의 로비에서 구단 프론트 직원분들과 팬분들이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기뻐하고 계실 모습이 절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휴식 종료 이후 벌어진 후반전, 시작과 거의 동시인 1분에 알 샤밥 선수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몰리나 선수가 그야말로 그림같이 찼으나, 선방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멋진 방어를 보여준 알 샤밥의 골키퍼 덕분에 아쉽게 추가 득점은 실패합니다. 

 이후 라돈치치 선수가 또다시 쏜살같이 내달려 알 샤밥의 수비진을 흔들며 코너킥을 얻어내는 등 추가 득점을 위하여 활발한 움직임을 성남은 계속 선보입니다. 후반 6분에도 한번의 롱패스로 1:1 찬스를 맞을 뻔 했으나 알 샤밥 수비의 깔끔한 태클에 의해 아쉽게도 기회 무산.

 하지만, 후반 11분, 알 샤밥의 나시르 선수가 상당히 수비진의 숫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그 사이로 슈팅을 하여 다시 한번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뽑아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알 샤밥, 나시르 선수의 동점골 장면 : 클릭

 정말 잘 찼음에도 불구하고 선방에 막혔던 몰리나 선수의 프리킥이 다시 떠오른 것은 필자만의 상황이었을까요ㅠㅠ?

 하지만 성남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14분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알 샤밥의 간담을 서늘케 할 만한 멋진 공격장면을 연출해냅니다. 이어 19분에도 왼쪽 측면 돌파에 이은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라돈치치의 슈팅이 아쉽게 골 포스트를 빗겨나갔습니다. 직후 성남은 라돈치치 선수가 나가고 송호영 선수가 들어오며 처음으로 교체카드를 사용합니다.

 22분경, 알 샤밥의 아메드 선수는 헐리우드 액션으로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고요. 위험 지역이라서, 심판이 달려올 때 정말 움찔했습니다 ㅠ.

 하지만 위기를 막으면 기회가 온다고 하던가요?

 후반 23분, 직후에 터진 역습에서 몰리나 선수가 조동건 선수의 헤딩 패스를 그대로 논스톱 발리슛으로 꽂아넣으며 그림같은 역전골을 뽑아냅니다!!! 몰리나 선수의 클래스를 그대로 보여주는, 키퍼로서는 손조차 쓸 수 없는 멋진 슈팅! 

 성남, 몰리나 선수 역전골 장면 : 클릭

 이후 성남은, 몰리나의 역전골을 도운 조동건 선수를 빼고 남궁도 선수를 투입하며 두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합니다. 직후 알 샤밥 역시 송종국 선수를 빼고 피살 선수를 교체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요.

 세번째 골을 허용한 알 샤밥은 최소한 무승부로라도 경기를 끝마치기 위해 성남의 골대를 향하여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퍼붓는가 싶더니, 결국 또다시 올리베이라가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ㅠㅠ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이어진 패스의 헤딩을 정성용 선수가 한차례 막아내는 것에는 성공하나, 막아낸 공이 다시 올리베이라의 앞으로 떨어지며 득점에 성공합니다. 

 알 샤밥, 올리베이라 선수 동점골 장면 : 클릭

 몰느님의 두 골에 자극을 받았는가,올리베이라도 두번째 골을 뽑아내며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점째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 성남의 코너킥을 막아내며 역습으로 들어선 알 샤밥은 교체 투입 된 피살 선수가 마침내 역전골마저 뽑아내면서 필자로 하여금 긴 탄식을 내뱉게 만들었습니다. 

 알 샤밥, 피살 선수 역전골(결승골) 장면 : 클릭

 추가 시간은 3분, 역전에 성공한 알 샤밥은 드디어 아껴둔 침대 근성을 발휘하려는 듯 슬슬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성남의 선수들 역시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하여 계속하여 공격을 시도하지만, 결국 그대로 경기는 종료.

 3:4로 성남의 역전패로 끝이나게 됩니다....ㅠㅠ


 지긴 했지만 그래도 원정에서 점수도 뽑아냈고, 1점차로 졌으니 할만해! 라고 하기에는,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공격력이 뭍혀져버릴 정도로 후반들어 보여준 수비력은 그저 한숨만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현재 국대의 주전 골키퍼인 정성룡 선수 역시, 오늘만큼은 비난을 면치 못할 듯 합니다.

 후반에 조동건 선수를 대신하여 교체투입된 남궁도 선수 역시, 전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모습이었고요.

 과연 홈에서 벌어질 2차전에서는 신태용 감독님이 어떤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집이라도 가까웠다면은 어찌 응원이라도 갔을텐데, 필자가 살고있는 창원에서 응원을 가기엔 성남은 너무 먼 거리입니다 ㅠ.

 성남의 홈에서 벌어진 4강 2차전 경기에서는 꼭 승리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아, 아쉽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