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명불허전, 대구의 익룡부대, 예그리나!

개구리C 2010. 10. 5. 03:49

 평소에 가장 인상 깊었던 구단 서포터즈는, 제가 속해있는 경남FC의 서포터즈-_-*를 제외한다면 수원의 그랑블루와 대구의 예그리나, 이 두 단체입니다. 서울의 수호신도 멋지긴 하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일단은 평가 보류. 아마 포스팅을 하게 된다면 이번 주말 상암 원정에 참여하고 다녀오게 될 경우에 작성하지 않을까 예상되네요.

 그랑블루의 경우엔 K리그 팬분들뿐만 아니라 은근히 다양한 연령층에서 알고 있는 단체입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푸른 열정은 K리그의 명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군요.
 
 개인적으로 (역시 경남FC의 서포터즈를 제외하고) 가장 인상깊은 서포터즈 모임이기 때문에 조만간 포스팅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이번에는 아니라는 것이죠....;;;


 이번에 쓰는 포스팅은 다름이 아닌, 대구FC의 서포터즈이며 여성 팬들로만 이루어진 예그리나입니다!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랑블루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받아버린 대구FC의 서포터즈!

 예그리나라는 이름은, 사랑하는 우리 사이, 라는 뜻으로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진 여걸들의 의리와 가족애 넘치는 모임입니다...라고 홈페이지 대문에 적혀있는데, 제가 느끼기엔 그 말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_-;. 매 경기 그녀들이 보여주는 대구FC에 대한 열정이란...!

 창단은, 2008년 대구 N석에서 뭉쳐 결성된 이 모임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대구FC를 위해서 그야말로 엄청난  열정과 소리로 예그리나만의 독특하고 멋진 서포팅 방식을 확립했습니다.

 예그리나라는 이름에 따르는 별명으로는, (술 좋아해서)술그리나, (잘 놀아서)놀그리나, (고기 좋아해서)고그리나, 그리고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울트라스 예그라나, 울그리나가 있는데 이중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울그리나라고 하시네요.

 덧붙여, 위의 세 단락은 예그리나 홈페이지(링크)에서 퍼온 설명입니다. ㅋㅋㅋ;;; 혹시라도 이 포스팅을 보고 계시는 대구FC의 여성팬이 계시다면, 평소에 가입하기가 망설여지셨다면 한번 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

<무단 포스팅이라 조금 두렵긴 합니다. 나쁜 방향 포스팅도 아니고, 좋아해서 쓰는거니 봐주시겠죠-_-*;;>

 사실 처음으로 이 예그리나 라는 서포터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다음까페중 하나인 아이러브싸커라는, 국내 최대급 축구 까페에서였습니다. 필자는 그날 역시도 할 일 없이 하나의 잉여물이 되어서 게시물이나 뒤적뒤적거리고 있었는데, 홈에서 대구를 상대했던 전북의 팬 분이 글을 하나 적어놓으셨더군요.

 "제목 : 전주성에 익룡있는듯....ㅎㄷㄷㄷㄷ
 
내용 : 대구 예그리나 위엄쩝니다 ㅎㄷㄷㄷㄷ"


 사실 삐딱하게 보려하면 삐딱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별명(익룡)일 수 있었으나, 그곳에 답글을 달아놓았던 예그리나 소속의 회원분의 글도 인상깊었습니다.


 "제목 : 익룡이라니요!!!ㅜㅜ
 내용 :
너무하세요ㅠㅠㅋ
칭찬해주신거 오늘함께한 동생들과 함께 봤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팀 경기ㅜㅜ
부푼마음으로 시외버스타구 전주 갔는뎃..
아...
이렇게 지고나니 허무하고 속상했네요 ㅎㅅㅎ

여튼, 원래 계획은 전주시내서 자고 첫차타고 대구 오는거였는데 대구서 오신 가족서포터분들이 차 태워주셔서 타고 내려가는 중입니다 ㅋㅋ

고함소리 듣기 싫어하는 사람도 많아서 자제할라쳐도 무의식적으로 나오는건 어쩔수 없네여 ^^*"


 두 글 모두 작성자는 익명으로 -_-* 알싸 국톡에서 검색키워드는 익룡이었습니다. ...으응?

 어쨌거나, 당시 보고있던 경남팬인 저로서는 꽤나 유쾌한 상황이었답니다. 처음으로 그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후로 예그리나라는 서포터즈에 대한 호감이 상승하면서 덩달아 대구FC의 경기까지 챙겨보게 되더군요.

 경남FC의 성남 원정에서 몰느님이 보여준 대인배 패널티킥 이후 성남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것마냥, 이번엔 예그리나 덕분에 대구FC에 호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단순히 그 뿐만은 아니고, 성적에 관계없이 대구FC가 보기에 즐겁고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했기 때문이기도 했고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열정적인 서포팅을 보여주는 예그리나.> 

<기사에서 퍼온 사진들. 그들이 보여준 열정 덕에 필자의 눈에는 연예인보다도 예뻐보인다.>


 어쨌거나, 그 뒤로 간간히 경남FC의 경기가 없을 때는 대구의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 들려오는 고음파익룡 울음소리가 들리면 움찔하면서도 입가엔 슬쩍 미소가. ...기, 기분탓입니다?!

 원래는 창원으로 원정왔을 당시에 허락을 맡고 함께 사진이나 좀 찍을까 싶었었는데, 그날 들고갔던 카메라에는 배터리가 없었더군요. 생각해보니 충전만 시켜놓은채 그냥 들고 갔었던, 엄청나게 피토한ㅠㅠ 기억이 납니다. 허허허. 
 
 (경기 끝나고 남문으로 나가는 길에 예그리나 분들이 단체 사진 찍는 모습은 봤습니다. ㅋ.)

 그때, 사진만 찍었더라면 이 포스팅에 다른 사진이 올라갔을텐데요. 기사에서 저장해온 사진이 아니라 ㅠㅠㅠ. 하긴, 그때는 블로그를 안하고 있었군요. 음.

 어쨌건, 예그리나를 실제로 처음 본 2주전, 9월 25일 창원 축구 센터에서 (제 생일날에-_-*)열렸던 경남FC와 대구FC의 축구는 윤빛가람 선수의 그림같은 프리킥골에 힘입어 1:0으로 경남FC가 승리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경기의 승패와는 관계없이, 직접 보고 들은 예그리나 분들의 응원 소리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고주파 하이톤에 힘입은, 경남FC의 서포터즈 쪽에 가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들리는 응원소리나 서포팅과 함께 보여주는 율동까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인상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명불허전, 일당백의 서포팅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더군요. 같이 갔던 동생들도 예그리나 분들의 서포팅 모습에 깜짝 놀라며, 저분들 누구냐고 물어보더군요.

 (당시 질문에 예그리나라고 말해주며 익룡이라는 별명도 곁들여줬지만 그건 넘어가고요-_-*.)

 뿐만 아니라 제 주위에 앉아계시던 분들 대화 속에서 대구FC의 서포터즈들, 특히 예그리나를 향한 이야기를 간간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들 대단하다고 하시며 감탄을 하시더군요. 사람이 느끼기는 건 역시 비슷비슷한 모양입니다.

 
 월드컵 당시 수많은 여성분들이 "~~녀" 이라 불리며 월드컵을 이용한 마케팅에 들어갔었지요. 처음에야 신선했지만 갈수록 식상하며 뻔한 그녀들의 모습에 질려있던(특히나 X습녀-_-) 필자에겐 예그리나의 모습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08년도에 만들어지긴 했으나, 경남FC 이외의 팀, 그리고 그들의 서포터즈에게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올 시즌부터인 필자이기 때문이죠. 네. 사실 꽤나 무관심하게, 있는줄도 모르며 살긴 살은 듯 싶습니다-_-;;.

 어쨌거나, 진정으로 축구를, K리그 속의 대구FC라는 팀을 자신의 팀이라 여기며 있는 힘껏 응원하는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아름답고 멋있어 보이던지. 

 그런 그녀들의 응원을 받는 대구FC의 선수들 역시 엄청나게 든든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녀" 식의 월드컵 마케팅에 질려있던 필자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그 모습이 경남FC의 팬인 제가대구FC의 서포터즈 관련 포스팅을 하게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K리그 서포터즈 문화에서 하나의 새로운 축을 세운 예그리나, 그녀들의 멋진 응원이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대구 이영진 감독님과 함께 하는 예그리나.>

 당시 다음 스포츠 뉴스에 작성된 예그리나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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