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문화 생활/영화

마음이 따듯해지는 영화, 세 얼간이(3 Idiots)

개구리C 2011. 8. 22. 21:13

 

장르 : 코미디/드라마 (인도)
감독 : 라지쿠마르 히라니
주연 : 아미르 칸, 마드하반, 셔먼 조쉬, 카리나 카푸르
상영 시간 : 141분

 
 얼마전에 보고온 영화인 [세 얼간이3 idiots]입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 ★★★★☆

 10점 만점에 9점! 

 09년도작 영화인 [블랙Black]을 본 이후 두번째 인도 영화로군요. 블랙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단 두 개의 인도 영화를 봤을 뿐이지만 두 영화 모두 인도 영화에 관하여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 스토리는...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단한 녀석 란초! 아버지가 정해준 꿈, `공학자`가 되기 위해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일은 포기하고 공부만하는 파파보이 파르한! 찢어지게 가난한 집, 병든 아버지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라주! 친구의 이름으로 뭉친 `세 얼간이`! 삐딱한 천재들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세상 뒤집기 한판이 시작된다!

모두다 외쳐봐! 알 이즈 웰...알 이즈 웰...
"

 '라고' 네이X 검색에서 뜨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일단 그렇습니다. 네. 그렇네요. 그렇다는군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니, 뭐라뭐라 조금 더 적어보기로 하는 밥군입니다.

 이 영화는 10년전의 약속으로 인하여 라주와 파르한, 그리고 소음기라는 별명을 지닌 차투르가 그들의 친구인 란초를 찾아가는 것으로써 시작을 합니다. 차투르가 란초를 친구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졸업식 이후 갑작스럽게 종적을 감춘 란초를 차투르가 찾아냄으로써 그들의 갑작스러운 여정(?)이 시작이 되지요.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을 웃기며 시작합니다. 파르한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위하여 벌이는 일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기 충분하지요. 라주와 파르한, 차투르가 란초를 찾아가는 현재와, 그들이 란초를 만나면서 겪었던 대학교 생활이 영화에서는 번갈아가며 이야기됩니다. 능청맞기 그지없는 파르한이 10년전에는 얼마나 스스로를 억압하며 살았는지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꽤나 쏠쏠한 재미가 있었던.


 꽤나 긴 시간의 영화를 보고나서, (그러니까 보고 나서는!)단순하게 웃음만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과도한 경쟁과 주입식 교육으로 인한 세태와 학생들이 그로인하여 얼마나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이 영화는 신랄하고 적나라하게 비꼽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하여 란초라는 인물을 정면에 내세워, 경쟁과 주입 방식의 체제에 대항시킵니다. 

 사실 그 대항의 방식이라는 것은 굉장히 고전적입니다. 할 일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 네가 가진 재능은 너를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하기는 쉬운 말이지만, 취업과 스펙이라는 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지금 세대의 학생들은 쉽게 시도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되길 원하는 공학자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파르한, 미래와 자신의 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하여 끊지못할 슬럼프에 빠져 지내는 라주, 이 두 주인공은 경쟁과 주입식 교육의 전형적인 수혜자입니다. 그러한 상황에 맞물려 이 두 주인공은 언제나 꼴지를 면치 못하죠. 그리고 그들을 바꾸는 란초는 공학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공부, 아니 알아가기 때문에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런 그의 태도는 두 친구들에게도 인생을 뒤흔들 정도의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내가 왜 1등을 하는 줄 알아? 기계를 사랑하거든. 공학이 바로 내 열정이야."
"넌 겁쟁이거든. 미래를 너무 두려워해. 이런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떻게 오늘을 살래?" 
- 란초 - 

 
 제게는 꽤나 의미심장하게 들렸던 말입니다.  

 란초와 함께 지낸 대학교 생활동안 라주와 파르한은 스스로를 바꾸어 갔고, 또한 그들 자신을 막고있던 껍질을 깨고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적의 밑바닥에 머물렀던 두 사람을 성공의 길로 인도하게 되지요.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을 벗어버리고 보다 확실한 자신을 찾게 된 라주, 공학자가 아닌 되고자 했던 사진기사가 된 파르한. 그리고 누구보다 기계를 사랑하고 배움을 배움 그 자체로서 대했던 란초까지.

 학교의 골치거리였던 세 명의 얼간이들은 누구보다 사회적으로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성공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굳건한 우정으로서 엮이게 되지요.

 
 아니 뭐, 근데 이런저런 말을 써내려가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런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영화기도 합니다. 보고나서 마음이 따듯해지는 영화, 즐거운 영화라는 말만을 적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군이 처한 상황은 파르한과 상당히 흡사한 면모가 있기 때문에 꽤나 크게 감정이입이 되어버린 영화입니다.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사정으로 인하여 공대생이 되었고, 이제 단 한학기만을 남겨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지요.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스스로 합의점을 찾아 그곳을 향해 걷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의 선택에 대하여 일말의 아쉬움은 남아있습니다.

 아니 뭐어, 그렇다고 여기다가 뭐라 적기도 그렇고. 음음.


 어쨌거나! 결론은 밥군은 이 영화를 상당히 강하게 추천합니다. 꽤나 오래전부터 입소문을 탔던 영화라 이미 보신 분도 많겠지만,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보고 오시기를 권해드리고 싶군요 : ).

 영화 자체의 결말이나 반전(이라면 반전인?)이 흔한 타잎이라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 있어서는 그러한 흔함이라는 것은 마이너스 요소로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그 자체가 더 큰 장점으로 있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영화를 보는 동안 종종 나오는 뮤지컬 형식의 노래 부분도 꽤나 즐겁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래에는 유튜브에서 퍼온 아리즈웰 송입니다... 곡명이 따로 있었던 것 같은데 ㅡ_ㅡ;;; 기, 기억이... 


 

<아리즈웰 All Izz Well>

 인도 영화라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있으시다면, 그 편견을 깨줄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되네요 : ).
 


 

 ** 역시 인도 영화인 <Black>도 이왕이면 봐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이라면 눈물 좀 빼드릴 수 있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