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내 눈으로 본 경남FC

[B] 제대로 장군과 멍군을 날린 경남FC와 성남 일화

개구리C 2011. 5. 1. 19:45

 K리그 8라운드가 모두 끝난 이 시점에서! 라운드 리뷰를 작성할까 하다가 일단 전날 보고온 경남과 성남전 관전 후기부터 작성 들어갑니다. 원래는 어제 작성해야 했지만;; 금요일 밤을 지새고 토요일 아침에 봉사활동 갔다가 바로 축구보러 갔던 덕분에 거의 실신 모드로 뻗어있었던 터라 미처 작성을 못 했네요.

 네, 어쨌거나! 창원 축구 센터에서 열렸던 경남FC와 성남 일화 간의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오전엔 비도 왔었고, 비가 그친 이후에도 바람이 상당히 거쎄게 불었던 터라 사람이 정말 안 올 것같다고 생각했는데, 컵대회 수준으로 관중분들이 찾아와 주셨더군요. 솔직히 날씨를 감안하면,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나 이제는, 경남FC의 서포터즈가 위치한 N석의 블럭은 열띤 응원을 해주는 서포터즈분들의 숫자가 적잖게 많이 늘었다~ 라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꼈어요.


 유달리 꽉꽉 차 있는 블럭 : ). 그리고 아래 사진은 경기장 내부 전경입니다.


 경기 시작하고는 으레 그래왔듯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비가 그친지 얼마 되지 않은 덕분에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경기장에는 빈 좌석이 잔뜩 ㅠ.

 

 경남 출전선수 명단(4-4-2)

김병지(GK) – 이재명(한경인 HT), 이용기, 루크, 김영우 – 김진현(루시오 30'), 윤빛가람, 이경렬(김태욱 66’), 정다훤 – 윤일록(), 김인한 / 감독: 최진한

*벤치 잔류 : 이정래(GK), 이훈, 안현식, 김유성

성남 출전선수 명단(4-4-2)

하강진(GK) – 용현진, 정호정, 사샤, 박진포 – 홍철, 조재철, 김성환, 홍진섭(전성찬 75’) – 조동건, 에벨톤 / 감독: 신태용

*벤치 잔류 : 강성관(GK), 장석원, 송성현, 임세현, 심재명, 김덕일

 득점 상황

 경남 2 : 전반 40분 루시오(도움 윤일록), 후반 37분 김영우(도움 윤일록)
 성남 2 : 전반 12분 이용기(자책골), 전반 34분 조동건(PK)


 시작은 뭐랄까. 경남이 정신을 못 차렸다~ 라고 해도 크게 무관하지 않을 결과일 것 같긴 합니다. 중원 싸움에서 성남에게 고전하며 조동건과 에벨톤에게 잇달아 연신 공간을 내주었던 경남FC는 전반 12분, 성남의 조동건 선수가 에벨톤 선수에게 올린 크로스가 되려 그를 걷어내려던 경남FC의 이용기 선수의 몸을 맞고는 선제골이 되어버렸습니다.

 2경기 연속으로 자책점을 넣는 기록을 달성한 용기쨔응 ㅠ_-. 개인적으로 경남FC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데 말입죠.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이후 성남의 기세는 한층 더 강력해졌고 경남의 수비는 한층 더 정신을 못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성남의 공세에 경남FC의 수비진은 간신히 버텨내기만 할 뿐이었지요. 그러다가 결국 전반 34분, 성남의 홍철 선수의 드리블을 막던 이재명 선수의 반칙으로 패널티킥을 내주게 됩니다. 이를 사샤 선수 대신 조동건 선수가 침착히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0:2로 성남이 멀직히 앞서 나갔죠. 

 예상과는 다르게 이른 시간대의 실점과 추가실점을 허용한 최진한 감독님은 미드필더인 깨방정 김진현 선수를 불러내고서 루시오 선수를 투입하게 됩니다. 지난 5라운드 대구와의 원정 직전에 당한 부상 이후 첫 출전인 루시오 선수의 투입에 환호성이 들렸죠. 

 경남의 주포인 루시오 선수의 투입은 곧장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전반 40분, 문전으로 쇄도한 윤일록 선수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의 패스를 이어받은 루시오 선수는 골문 왼쪽에서 침착하게 공을 밀어넣음으로써 추격의 불꽃을 지피는데 성공합니다. 투입된지 10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깔끔한 그의 득점은, 왜 루시오 선수가 경남FC의 공격의 마무리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사진출처 : 경남FC 홈페이지>


 루시오의 선수의 투입과 그의 추격골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버리게 됩니다. 성남이 흐름의 주도권을 가져갔던 경기를 점차 경남이 점차 끌어오기 시작한 것이죠.


 이어진 후반전은 전반전과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야말로 파상공세, 경남FC는 전반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성남의 진형을 향해 맹공을 퍼부어 댑니다. 경남FC 중원의 사령관, 윤빛가람 선수의 발에서 시작된 프리킥 상황은 성남 일화의 간을 철렁이게 만들기 충분할 정도로 위협을 가했죠. 후반 2분의 프리킥 찬스에서는 김인한 선수의 헤딩으로 이어졌으나 아쉽게 살짝 골대를 넘어갔고, 20분 프리킥 찬스에는 루크 선수가 헤딩을 가했으나 역시 살짝 골대를 넘어갑니다. 후반 29분에 직접 가한 슈팅은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코너킥으로 이어졌고, 그 코너킥에서 다시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하나 한경인 선수의 헤딩은 키퍼인 하강진 선수의 손에 걸리고 다시 한번 밀어넣어 보지만 수비수 박진포 선수의 몸을 맞고는 골라인을 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후반 37분, 김영우 선수가 왼쪽에서 성남 골문을 향해 길게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골키퍼 하강진 선수를 넘어가며 골문으로 들어가는 행운의 골이 터졌습니다. 

 이날 비는 그쳤다고는 하나 바람이 상당히 세게 불었는데, 그 바람을 탄 김영우 선수의 크로스는 하강진 선수의 예측을 넘어서서 높고 길게 들어가버린 것이죠. 시종일관 두들긴 공격은 강력한 수비에 막혀 무산되었는데, 어느 분의 말따라 대자연의 힘은 참으로 위대한 것인듯 합니다. 그렇게 경기는 2:2, 다시금 동점의 스코어로 돌아가게 되었죠. 

<사진 출처 : 스포탈코리아>


 하지만 경남FC의 공세가 치열하게 전개되었다고는 해도 성남 일화 역시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세를 막은 후 성남 일화가 행한 역습은 매우 날카로웠고, 이는 김병지 선수의 수퍼 세이브''이 아니었다면 골로 이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들이었습니다. 경남의 공격이 아쉽게 '빗나'갔다면, 성남의 공격은 아쉽게 '막혔'습니다.

 동점골을 뽑아낸 경남FC의 선수는 그 기세를 타고서 홈에서의 승리를 거두고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늦추지 않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잇달아 골문을 두들겨 보지만 아쉽게도 역전골까지는 터뜨리지 못한 채 경기는 2:2로 종료가 되었습니다. 

 
 꽤나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전반 일찍 실점을 당하고 중후반에 패널티킥 마저 허용할 땐 머엉~ 했는데, 교체로 투입된 루시오 선수의 빠른 추격골이 경기의 분위기를 확 살려버렸기 때문인듯 합니다.

 나이는 그저 서류상의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 김병지 삼촌의 슈퍼 세이브들과, 왜 자신이 올해의 아시아 선수상을 받았는지를 보여준 사샤의 철벽 수비가 인상 깊었어요. 경합하는 선수가 누구든 상관없이 열이면 열 다 튕겨내버리는 사샤의 몸빵은 실로 엄청났습니다.

 이 날 병지 삼촌이 보여준 슈퍼 세이브는 밥군의 기준에서, 최소한 네 개는 되었어요. 후반전에 에벨톤과의 1:1 상황에서 그의 슛을 오른손으로 막는 것은 그 중에서도 그야말로 백미!

 윤빛가람 선수 역시도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골에 근접한 상황들을 연이어 연출해내면서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 주었죠.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오르내리며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은 왜 그가 경남FC의 사령관이자 간판 스타인지를 여실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용기 선수는 운이 없게도 자책골을 (2게임 연속으로)기록했을 뿐이지, 경기 내내 보여준 그의 수비는 참으로 든든했습니다. 사샤 선수 부럽지 않은 투지와 몸빵으로 성남의 공격수들을 괴롭혀주었죠.

 아, 그리고 성남빠인 샤빠님의 모습도 창원 축구센터의 S석에서 보이더군요 *_*... 실제로는 처음 뵈었습니다. 지난 샤빠아이유 사태 (?)당시 사진으로는 보았지만, 실제로 보고는 긴가민가 했는데 맞다고 하더군요.


 사진 가운데 머플러를 메고 계시는 분이 샤빠님.

 S석에서 사진을 찍을 당시에 김진현 선수, 김인한 선수가 공격을 해올 때마다 야유를 보냈던 성남의 서포터즈 분들이기도 했습니다. 경기장 반대편에서 이용기 선수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경합을 벌일 때마다 후반전에 두고보자고 하시기도 했는데...

 역시 김병지 삼촌만큼은 야유를 보내지 않으시던- 3-;.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병지 삼촌이 S석쪽 골문으로 오자 멋지다고, 칼럼 잘 보고 있다며 환호(?)를 보내었습니다. 그러면서 2골 내지 3골만 더 먹어달라며 진담 섞인 농담도 건내시더군요 : ). 하지만 이후 야신모드 발동한 김병지 삼촌은 그 이상으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성남 서포터분들을 좌절시키셨던.

 
 어쨌거나 그렇게 경남FC와 성남 일화간의 경기는 2:2로 종료. 네 골이나 터지는 화끈한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무승부기는 하지만 후반전 경남FC의 공세를 생각해보면- 경남이 승리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운 경기이기도 했으나, 김병지 삼촌의 슈퍼 세이브들을 떠올려 보면 성남이 이기지 않은 것 역시도 매우 아까웠어요. 물론 경남의 팬인 밥군에겐 2골이나 따라 붙음으로써 지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었지만 말입니다.

 사실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을 잡으며 상승세를 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의 성남이라면 이길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시작하자마자 강냉이 두 개 털려버리면서 똥줄타는 축구를 보게 되긴 했습니다 ㄱ-;;.

 그래도 그 덕분에 즐거운 경기였어요 : ). 홈에서 이기지 않은 것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일 것이고, 그래도 그보다는 홈에서 지지 않은 것이 더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무려 2골이나 따라붙으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으니까요.

 ...그건 그렇다고 치고, 수비 불안 문제는 어떻게 좀 해야하지 않을까 하네요. 유달리 패널티킥을 자주 내주는 느낌이 드는걸요? 


 이어서 아래 사진들은 가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경기 시작 직전, 사인볼을 나눠주려는 경남FC의 선수들.


 사인볼을 나눠준 후 경기 시작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S석에 있을 때 찍은 하강진 선수의 뒷모습입니다.

 

 등번호 30번 깨방저응! 유달리 성남 서포터분들의 야유를 많이 당하기도 했던 ㄱ-);;

 


 2실점 이후 추격골을 넣은 후의 루시오 선수의 모습입니다.


 성남 4번, K리그 최강의 몸빵 사샤! 굳건하지요. 굳건하덥니다. 닿으면 튕겨나가는 굳건한 몸빵이여.


 후반 시작 이후 김병지 삼촌의 뒷모습입니다.


 그리고 이 분, S석에 앉아 큰 소리로 열렬히 경남을 응원하셨습니다! 대단하셨음-_-)b; 간간히 성남 서포터 분들도 쳐다보시던 ㅎㄷㄷ.


 후반전, 폭풍처럼 거쎄게 몰아붙이는 경남FC와 그 속을 뚫고서 날카로운 역습을 날리는 성남 일화간의 접전!

 

 경남의 거센 공격은 성남의 두꺼운 수비진에 막혀 아쉽게 빗나갔지만, 인력으로 해내지 못한 것을 결국 대자연의 힘으로 동점골을 이루어냈던;;; 혹자는 예능축구의 완성판이라고도 하던;;;


 경기 막바지, 역전골을 터뜨리기 위하여 시종일관 공세를 쏟아부운 경남FC였습니다. 윤빛가람 선수는 양쪽 코너를 오가며 부지런히 날카로운 킥을 날렸죠. 하지만 아쉽게 역전골을 터뜨리는데는 결국 실패 ㅠ.


 경기가 끝난 이후 S석과 E석을 거쳐 N석으로 인사를 하러 온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축구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2점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점을 만들어낸, 그리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관중들과 서포터들은 보내주었지요.

 루크 선수는 사샤 선수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 ).


   평소에도 눈에 잘 들어오던 학생들인데, 매번 올 때마다 저렇게 동물옷을 입고 오더군요 : ). 뿐만 아니라 경기장 내의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보여 훈훈한 기분으로 만들어 주었던. 그나저나 저 옷 왠지 귀엽습니다-_-;.


경남과 성남의 하이라이트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