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아시아 빅뱅! 전/현 아시아 챔피언 클럽들의 준플레이오프 대격돌!

개구리C 2010. 11. 24. 20:59

 필자가 기대했던 매치업중 두번째로 기대했던 경기가 벌어졌던 11월 24일 수요일 저녁이었습니다.

 물론 필자가 가장 기다렸던 경기는, 경남FC가 전북현대를 잡고서 성남과의 리턴 매치를 갖는 것이었습니다만, 이건 이미 한만년전에 물건너 가버린 경기니 Pass하고. 필자의 제 1 응원팀은 경남FC지만, 제 2 응원팀은 바로 성남 일화이기 때문에, 두 팀간의 플옵 대진을 보지 못하는 것은 꽤나 아쉽긴 합니다. 경남 창단 이전엔 성남을 응원했던 필자였습니다 ㄱ-;;. 그렇다고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고, 그냥 왠지 응원하고 있더라, 이런 거?

 ...여튼! 2009년도 아시아 챔피언이었던 전북 현대와, 2010년도- 바로 얼마전에 K리그 팬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줬었던 성남 일화간의, 그야말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같은 대진표가 맺어지며 벌어졌던 준플레이오프였는데요.

 전북 현대가 리그 3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그 어드밴티지로서 지난 경남전에 이어 다시 한번 그들의 앞마당인 전주성에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경기에 앞서, 무려 1만명이라는 관중들에게 빕스 1인 식사권을 증정하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주었던 전북 현대였습니다. 구단과 모기업에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대해서 얼마만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일면을 볼 수 있었던 이벤트기도 했네요.

 아쉽습니다. 경남이 올라갔다면 구단의 단관버스를 버리고서라도 일지감치 올라갔을 밥군이었을텐데... 아아, 이런 생각은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습니다. 으헝.

 지난 경기들에 대해서, 전북은 경남을 맞아 2:0으로 승리하기는 했으나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였었기 때문에 봉동 이장님께서 과연 어떤 보수를 걸치고서 그들의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지가 필자의 관심사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과연 이번엔 이동국 선수가 통산 100호골을 터뜨릴 수 있느냐도 한~참 전부터 주시하고 있지요. (경남전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소 위로가 됩니다;;;)

 성남은 울산을 상대로 갖은 원정에서, 선제골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용병 3인방이 3골을 몰아 넣어버리며 3:1 승리, 울산 현대의 앞마당에서 잔치상에 재를 털어놓고 오는데 성공했었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계속된 일정의 체력 저하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인한 동기 상실이라는 우려는 가볍게 씻어내렸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성남 일화의 선수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깊었지요.

 현재 성남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물론 체력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 일단 차치해두고서- AFC 올해의 선수상 대상자 중 한명이며 팀의 주장인 사샤 선수의 부상입니다. 물론 다소 회의적인 상황이긴 하나 경기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그가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챔피언 준결정전까지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기사가 뜨긴 했으나, 사샤 선수의 의욕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출전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네요.

 또한, 개인적으로 상당한 친분을 쌓고 있다는 양팀의 핵인 에닝요 선수와 몰리나 선수간의 대결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팀의 공격을 끌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의 활약에 따라서 경기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기도 하겠죠.

 
 오후가 되어 마침내 7시, 어제 벌어졌던 AG 한국과 UAE전보다도 기대한 경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미 국가대표급의 경기보다는 K리그 클럽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밥군이기 때문이죠 ㄱ-. 하다못해 윤빛가람이나 김주영 두 선수 중 한명이라도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보았다면 또 달랐겠지만;;?

 일단 성남 수비의 핵심인 사샤 선수는 결국은 이번 경기에는 결장, 승리를 거두게 될 경우엔 제주전에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샤 선수의 공백이 과연 경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두 팀간의 경기는 과연 명불허전, 빠르고 강한 압박 속에서 이어졌습니다. 전북 현대의 경우는 그것이 조금 지나쳐 전반이 절반 채 지나기 전에 경고가 두장이나 나오기도 했지만;;; 하지만 경기의 흐름은 전북이 쥔 채 이어진 경기였습니다.

 경기의 첫 골은 홈 팀인 전북의 몫이었습니다. 전반 21분, 전북의 조성환 선수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넘어온 패스를 그대로 헤딩, 성남의 정성룡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한 채 공은 그물을 흔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골이 터진 이후에도 전북은 시종일관 성남에게 압박을 가했습니다. 이전에 열렸던 울산과 성남의 경기에서도 첫 골을 먼저 주고도 되려 세골을 터뜨리며 그들의 기세와 저력을 보였던 성남이기 때문에 추가골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선수들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성남 역시 만회골을 노리기 위하여 끊임없이 역습을 가했고, 신태용 감독은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른 타이밍에 교체를 감행, 전반 32분에 아챔 결승전 쇄기골의 주인공인 김철호 선수를 대신하여 조재철 선수를 투입하며 맞섰습니다. 

 전반 종료후 경기가 과열되어, 양 팀의 선수간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어쨌거나 전반전은 전북의 선제골, 1 : 0으로 종료가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차유주? 라는 아나운서, 처음 보는데 참... 예쁘군요 *-_-*. 잽싸게 검색해보니, 역시 예쁩니다. 아, 아니 이게 아니라. 카라의 초창기 멤버라고 하네요.

 이 이야기는 이쯤하고, 어쨌거나! 이어서 후반이 시작되었습니다 : ). 

 후반 들어서도 경기의 양상은 전반과 엇비슷했습니다. 추가골을 뽑아내기 위한 전북의 적극적인 공세와, 이를 막아내며 빠른 역습을 취하는 성남이었죠. 후반 10분 무렵엔 라돈치치와 에닝요 두 선수가 각각 좋은 기회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골이 터지진 않았습니다. 15분 경에도 라돈치치 선수가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으나, 첫 볼 터치의 아쉬움을 남기며 만회골을 뽑아내는 것엔 실패했습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신태용 감독은 다시 한번 선수 변화를 주게 됩니다. 전방에서 끊임없이 뛰었던 최성국 선수를 빼며 김진용 선수를 투입한 것이죠. 교체 직후인 후반 21분에는 조동건 선수가 문전 앞에서 다시 한번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성남이었습니다.

 24분에는 몰리나 선수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가졌으나, 아쉽게 무산- 이어진 전북의 두번의 역습에서 거의 골과 다름없는 상황이 연출되었으나 정성룡 선수의 선방과 간발의 타이밍 차이로 추가골을 뽑는데 실패한 전북! 성남으로서는 적극적인 역습 이후 맞이했던 위기였기에, 실점을 허용했을 경우엔 그대로 경기가 결정되어질 수 있는 그런 흐름이었습니다.

 후반 35분에 성남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합니다. 조동건 선수를 대신하여 송호영 선수를 투입한 것이죠. 송호영 선수의 빠른 발에 의한 역습을 기대하지 않나 합니다. 이에 전북 역시, 이동국 선수를 대신하여 로브렉 선수를 투입하며 맞불작전을 감행합니다. 이동국 선수의 100호골은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는 성남의 기세가 전북을 앞질러, 계속하여 전북의 진형 안에서 공이 움직였습니다. 적극적인 압박과 쇄도로 끊임없이 만회골을 노리는 성남 일화!
 
 후반 45분, 다시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던 성남이었습니다. 라돈치치의 돌파에 이어 김진용 선수가 슛을 날렸으나 위력이 약했던 공은 전북 권순태 골키퍼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렇게 경기가 종료된 빅뱅,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맞대결.

 사실 이번 경기는 그 어느 팀이 승자가 되건 이상할 것이 없는 경기였습니다. 강한 조직력과 화력을 겸비한 두 팀간의 경기고, 또한 아시아 챔피언의 자격을 거머쥘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팀이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탈락해버린 남은 한팀이 참으로 아쉽기도 합니다.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 그 어느 팀이 출전하건 내년 2011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훌륭히 활약해낼 수 있을 것을 믿고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리그에서 극강의 포스를 뽐낸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그리고 전통의 강호인 수원 삼성 역시도 훌륭히 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음, 그냥- 경남FC가 나가지 못한다는 상황을 가장 아쉽게 여기는 것으로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누가 졌건간에 상당히 아쉬웠을 대진표였으니까요.

 이로서 다음 경기인 챔피언 준결정전은 11월 28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올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승자인 전북 현대간의 대결이 이어지겠습니다.

 전북 현대, 승리와 내년도 AFC 출전의 확정을 축하드립니다 : ).

 그리고, 비록 아쉽게 승리를 거둠에 실패했다고는 하나 올 해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성남 일화에게도 격려와 수고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