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박주영! 한국의 4강 진출!

개구리C 2010. 11. 19. 23:57


 사실, 여유로울 거라곤 생각하지 않은 우즈벡 전이긴 한데, 이렇게까지나 똥줄 축구가 나올 거라곤 정말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스코어는 3:1, 상당히 여유로워보이지만 경기 내용으로 보면 절대 여유롭지 못한- 똥줄축구의 한 분야를 보여준 경기였죠;;;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우즈벡 응원과 작게 울려퍼지는 한국 응원단의 응원소리 속에서, 19일 오후 8시 AG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반 극초반인 2분에 홍정호 선수가 가볍게 헤딩으로 선제골을 집어넣은 이후, 꽤나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서 이번 경기를 시청했던 밥군이었습니다. 

 홍정호 선제골 다시보기

이러한 생각은 무난무난하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후반 13분에 우즈벡의 이반 나가예프 선수가 퇴장을 당하면서 더 굳어졌었지요.  

 그런데, 이게 왠 걸? 후반 26분, 우즈벡의 카리모프 선수가 수비의 실수를 틈타 공을 잡고서 문전으로 쇄도하여 날린 왼발슈팅이 골키퍼 김승규 손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가버리는게 아닙니까...?

 분명 공을 여유롭게 걷어낼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범하여 꽤 당황스럽게 1실점, 경기는 1:1으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카리모프 동점골 다시보기 

 그리고 시작된 한국의 하프코트 게임, 이어 중동의 과학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우즈벡의 침대 본능-_-;;;;;; 간간히 한 두명의 역습만을 시도할 뿐, 한명 퇴장 이후에는 최전방 공격수마저도 수비에 가담하며 답답한 진행이 이어졌고,그렇게 후반전 추가시간마저 종료되버리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집니다.

 속이 타더군요. 저 정도의 밀집 수비와 과학이 겸비된 우즈벡의 축구라면 이러다간, 승부차기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벌어진 UAE와 북한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끝에 무려 9:8이라는 스코어에서 무너진 북한의 모습이 슬그머니 눈 앞에 그려졌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저녁을 그 시간까지도 먹지 못했던 밥군은 라면 한봉지를 들고와 그대로 뽀글이를 끓여 이어진 연장전을 시청했습니다. 

 (07년 1월 전역 이후 처음 만들어먹는 뽀글이었던터라, 물조절이 실패. 맛이 없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시작된 연장 전반전, 필자의 답답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 대표팀은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려버립니다! 우으어어어! 먹다가 흥분해 국물 좀 쏟아주고 말이죠;;; 연장 시작과 함께 김영권 선수가 찔러준 패스를, 박주영 선수가 문전에서 감각적인 개인기로 돌아서면서 날린 슈팅이 우즈벡 골키퍼 손을 맞고서 그대로 골! 경기를 2-1로 역전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박주영 결승골 다시보기

<자신의 해결사 본능을 발휘한 박주영 선수의 모습.>

 와일드카드의 불운, 저주 따윈 더이상은 없다는 듯한 해결사 본능

 박주영 선수는 왜 자신이 한국의 대표 공격수인지를 또한번 스스로 증명해낸 것입니다. 아시안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자신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보여준 박주영 선수, 그야말로 최적의 타이밍에 최고의 골을 터드려 주었습니다. 

 이어서 연장 전반 11분, 김보경 선수가 경기 내내 이어진 한국의 압박 덕에 나온 상대 수비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문으로 쇄도, 골키퍼와 공을 끝까지 바라보면서 경기 세번째 골이자 쇄기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완전히 결정지었습니다.

 김보경 쇄기골 다시보기

 세번째 골이 터진 이후 우즈벡 선수들의 모습에선 더이상의 의욕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고, 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우즈벡을 응원하던 중국팬(?)들 역시도 썰물 빠지듯 경기장에서 빠져나가 한국 응원단의 응원소리만이 울려퍼졌습니다. 그렇게 후반전도 다소 맥빠지게 진행되어갔고,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 

 3:1로 한국이 어렵사리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해내며 4강전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번 경기의 승리로,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끝에 북한을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킨 아랍 에밀리트와 오는 23일 오후 8시에 4강전을 갖게된 한국입니다. 

 그래도 4일정도라는, 토너먼트에서는 나름대로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연장까지 가며 소진한 체력들을 최대한 회복하여 활기찬 모습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