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경남FC

필드 위의 레전드, 유급 유치원생 김병지 삼촌.

개구리C 2010. 11. 5. 17:43


 이번에 조명을 비추어 볼 선수는, 현 경남FC의 선수들 중에서 감히 레전드라 칭해도 무리가 없을 유일한 선수, 김병지 선수입니다.

 사실 포스팅 작성하기가 꽤나 어려운 것이, 경력이 워낙 쩔다보니 무엇을 비춰봐야 할 지를 선택하기가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라서요.

 실상 창단한지 이제 5년차인 경남FC로서는 팀의 레전드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필자입니다.

 사실 레전드, 전설이라는 칭호를 붙이기에는 구단의 창단 연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너무 어린 탓이지요. 물론 무럭무럭 잘 커서 경남에 남아 레전드가 되어주길 바라는 선수는 수두룩하지만요!

 하지만 구단을 벗어나서 k리그의 전설이라고 한다면 경남에는 바로 이분, 지난 09시즌에 500경기 출장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김병지 선수가 계십니다! (그리고 500경기째에 벌어진 09년 K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전북 원정, 전주성 참사로 500실점도 달성하셨...)

 (여담인데 김병지 선수의 400번째 경기 출장 기록도 06년 서울 소속 시절에 경남과의 13R에서 기록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에도 리그와 컵 대회를 합쳐 30경기에 출전, 32실점을 기록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시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근대들어 실점이 좀 잦기는 했으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당 1점 미만의 방어율이셨죠. 지난 24, 25라운드에서 6실점, 전남과의 컵 대회에서 7실점(ㅠㅠㅠ), 고작 3경기에서 13실점(ㅠㅠㅠ)했음을 떠올려보면 나머지 27경기에서는 19실점만을 허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작을 꽤 전에 했던 필자의 게으름덕에, 포스팅 작성을 계속하고 있는 현재 33경기 37실점입니다ㅠㅠ. 이번 시즌, 현재까지 네 번의 MOM과 8번의 Best11을 차지하셨습니다.)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릴 정도로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경남이 이토록 안정적인 수비진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과 조직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김병지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경기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김병지 선수의 슈퍼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경남이 이토록 상승세를 탈 수 있었을까 하고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530경기가 넘는 어마어마한 출전 기록에서 얻은 경험 덕분에, 골키퍼로서의 상황판단은 가히 국내 최고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여전히 팬들에게 보여주시고 계시죠.

 포항 선수 시절, 필드골까지 기록하시며 붐을 일으키시기도 했었죠(웃음). 골키퍼로 총 3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K리그의 골 넣는 골키퍼로서도 유명하셨다지요 : ).

 미용실 가서, "김병지 머리로 해주세요." 라고 하면 다 알아들으실 정도인, 김병지 삼촌 특유의 말총머리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필자입니다. 

 

이름 : 김병지.
출생 : 1970.4.8. (경남 밀양)
체격 : 184cm, 78kg

소속 :  경남FC
데뷔 : 1992년 울산 현대
경력 : 1992~1995 현대
         1996~2000 울산 현대 
         2001~2005 포항 스틸러스
         2005~2008 FC서울
         2009~현재 경남FC
         1998년 K리그 특별상
                  K리그 베스트11
         2000년 K리그 올스타 MVP
         2002년 체육훈장 맹호장 수상
         2005년 삼성 하우젠 K리그 골키퍼
                 부분 베스트 11 특별상
         2006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특별상
                  스포츠서울 올해의 
                 프로축구 대상 올해의 수비상
         2010년 K리그 최초 500경기 출장 달성

         A매치 62경기
         1996 아시안컵
         1998/2002 월드컵 참가

성적 : 리그/컵 530경기 출전(교체2) 532실점
         A매치 62경기 73실점
         3득점
         2010 K리그 베스트11 7회.
               
 
  
 간략히 정리해본 김병지 선수의 약력입니다.

 ...쭈욱- 정리해보면서 새삼스레 느낀건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정말로. 

 530경기를 치루는 동안 리그 평균실점 약 1.0037점. 62경기를 치룬 A매치의 평균실점은 약 1.17점입니다. 이 수치만으로도 충분히 김병지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설명이 가능할 듯도 하나, 조금의 변명을 더 보태자면.

 리그/컵의 경우 위에서 적었듯이 지난 경남과 전남의 컵대회에서 수비진이 급격히 무너지며 폭풍 7실점, 24, 25라운드에서 각각 제주와 서울을 상대로 세 골을 먹으며 역전패, 합이 6실점을 하면서 단 3경기만으로 13실점을 해버렸다지요; 그 세 경기를 제외하고서 올 시즌 29경기에서 총 19실점이라는, 29경기 평균 0.66실점이라는 경이로운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야 안될게 없다곤 하나, 먼저 적었듯이 '변명'이랍니다 ㅠ.

 A매치의 경우는, 모두가 기억하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예선 2차전, 네델란드와의 경기에서 한 경기 5실점이라는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1차전이었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한 경기 3실점, 3차전인 벨기에와 1실점, 월드컵 예선 3경기만으로 9실점을 해버렸다죠. 하지만 이 당시의 기록은 비단 김병지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당시 상대팀과의 전력차에 의한 총제적인 붕괴로 인한 실점이다고 생각합니다. 김병지 선수 본인에게도 아픈 기억으로 남은 98년도 월드컵을 제외한다면, A매치 59경기 64실점, 평균 1.08점의 실점률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0:5 대패배 당시, 그 결과는 한국이라는 '팀'이 네덜란드라는 '팀'에게 밀려버리며 중원과 수비가 무너져버린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 (감독을 제외하고서) 가장 많은 책임을 요구당한 이가 김병지 선수였습니다. 5점이라는 대량 실점에 대한 책임이었다지요.
 그러나 경기 이후, 당시 네덜란드 감독으로 재임하던 히딩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상대 골키퍼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30여개의 슈팅 중 골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그 다섯개의 공을 제외하고는, 수비진을 넘어 들어오는 슈팅을 그야말로 수많은 선방을 해낸 김병지 선수였으나, 그에 대한 공로보다는 패배에 대한 비난과 책임이 그에게 몰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차범근 감독은 이 경기에 대한 책임으로 월드컵 도중 경질이라는 엽기적인 해임을 당하시게 되었다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빼선 안되고 빼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은. 뭐, 그래도. 너무 단기간에 일어난 대량실점이라 포스팅하면서도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김병지 삼촌 스페셜!>

 안타까운 장면도 있고, 입이 쩍 벌어지는 장면도 있고. 팬으로서는 희비가 교차하는 영상. 화질이 좀 압박이긴 하지만 ㅠ.

 근래들어 급격히 무너진 경남의 수비진으로 인하여 제주, 서울, 포항에게 각각 3실점씩을 허용하긴 하였으나, 그 경기를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김병지 선수가 허용했던 골은 골키퍼로서는 막기 힘든, 상대팀에 밀려버리며 나온 팀의 실책이 실점의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허용한 것 이상의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었다는 것을요.

 불혹을 넘어선 나이이긴 하나, 그야말로 나이따위는 서류상의 수치라는 것을 보여주는 김병지 선수.

 그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끝나지 않는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는, 여타의 선수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타의모범으로 경남FC의 골문을 굳건히 지켜주고 계시는 , 경험이 부족한 경남의 수비진을 이끌고 조율하며 전반기 즐거우면서도 안정적인 경남FC의 축구를 구축하는데 있어 제일의 공을 세우신 유급 유치원생, 김병지 선수입니다.

 그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활약상으로 대표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재승선 또한 온라인을 달아오르게 만드셨지요. 

 매경기마다 K리그의 최다 출장 기록을 갱신하고 계시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 골키퍼 김병지 선수.

 김병지 선수의 등 뒤를 지켜보며 경남FC를 응원하는 필자이기 때문에,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매순간 즐겁고 자랑스럽습니다.

 김병지 선수의 활약을, 지금보다 더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필자였습니다.

 그러니 제발, 계약 연장해서 남아주세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