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인터밀란의 방패를 뚫지 못한 성남 일화, 안타까운 패배.

개구리C 2010. 12. 16. 03:05

 솔까말, 참으로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

 15일 새벽 2시에 시작된 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 인터 밀란 vs 성남 일화 천마의 경기입니다. 분명 경기는 중립국인 UAE에서 열렸는데, 경기장의 분위기는 흡사 인터 밀란의 홈구장인 듯 싶었습니다. 

 팀간의 네임밸류 차이도 차이지만, 성남 일화가 지난 경기에서 자국의 출전팀인 알 와다를 대파해버리며 올라왔기 때문에 아마 더 그랬지 않았나 싶네요.


 경기 전, 지금의 인터 밀란이라면 성남 일화 역시 해볼만한 경기라는 생각에 설레이며 경기를 기다렸던 밥군이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긴다면, 아프리카의 클럽 챔피언인 마젬베와 결승전을 갖기 때문에 그 역시 해볼만한 경기라 생각되기 때문이었다지요. 그뿐만 아니라 요즘의 인터 밀란이 그다지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인터 밀란의 베니테즈 감독 역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인자한(?) 모라티 구단주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연임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어떤 모습을 경기에서 만들어낼지 기대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관심을 인증한 인터 밀란의 모라티 구단주는 역시나,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더군요.) 


 벼르고 벼르며 나온 신태용 감독의 성남 일화는 매우 이른 시간인 전반 3분에 스탄코비치 선수에게 선취골을 빼앗긴 후, 전반 중반- 하비에르 사네티 선수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0:2로 마쳤습니다.

 
 ...상당히 요란했던 스탄코치비치 선수의 세레머니 장면. ㅁ누어ㅏㅣㄴ우ㅏㅁㄴ움ㄴㅇ ㅠㅠㅠㅠㅠㅠ.

 점수만으로 본다면 꽤나 일방적인 경기라 예상이 되지만, 경기 내용을 지켜보면 참으로 아쉽기 그지 없었던 경기입니다.

 인터 밀란은 그야말로 철벽같은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해내며 성남 일화의 공격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수비시에는 거의 10백에 가까운 모습, 혹은 중앙선 근처에 한두명만의 선수를 남겨둔 채 적극적이고 단단한 수비를 경기에서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짧은 순간에 적극적이고 강력한 역습을 통해 성남의 진형에 공격을 가했지요.

 스네이더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매우 이른 시간의 교체 직후, 스탄코비치 선수를 단 한순간 놓쳤을 때 첫 실점, 이어 사네티 선수에게 추가실점으로 허용할 때 역시- 밀리토 선수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이어받았던 사네티 선수의 급습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정확한 슈팅에 이어 추가실점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성남으로서는 순간적인 허점에서만 두 번의 실점을 당했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공격 역시 단단한 수비에 의해 가로막히는 것이 다반사였으나, 하지만, 성남에는 몰느님- 몰리나 선수가 있었습니다. 

 필드 플레이에서 활로를 찾을 수 없던 성남 일화의 세트 피스 상황에서 나온 몰리나 선수의 왼발은 매우 위협적으로 인터 밀란의 골문을 위협했지요. 훌리우 세자르 골키퍼의 기가 막힌 선방이 아니었다면, 몰리나 선수의 왼발에서 시작된 세트피스는 라돈치치 선수의 머리로 이어지며 골을 뽑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골키퍼의 미친 선방이었다지요 ㅠ.

 뿐만 아니라 라돈치치 선수와 사샤 선수 역시 강력한 신체조건을 이용하여 인터 밀란의 수비진을 괴롭히기 충분했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아쉽게 가로막혔다지요. 

 이어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쉬운 찬스를 연달아 놓치며 0:2로 전반전을 마친 성남이었기에 신태용 감독이 어떤 전략을 들고 후반전을 맞이할지 사뭇 기대가 되었습니다. 인터 밀란의 단단하고 밀집된 수비에 막히며 성남 일화의 빠른 스피드를 살린 공격이 먹혀들지 않았던 전반전이었기에, 어떤 반전책을 가지고 나올지 유심히 지켜본 밥군이었습니다.
 
 이어진 후반전 역시 경기의 양상은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이미 2점차로 앞서고 있는 인터 밀란의 굳건한 수비는 이어졌고, 이에 성남 일화의 공격진은 활로를 찾아내지 못했던 것이죠. 이에 후반 중반, 신태용 감독은 송호영 선수와 전광진 선수를 투입하며 보다 빠른 공격을 시도합니다.

 그렇게 이어진 경기는 후반 27분, 정말 아쉬운 상황이 나왔습니다. 인터 밀란의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라돈치치 선수를 인터밀란의 수비수가 옷을 잡아끌며 넘어뜨려버렸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리플레이에서 심판이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그대로 속행되어버렸지요. 그 직후 이어진 인터 밀란의 역습에서 성남은 또다시 밀리토 선수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맙니다. 에투 선수의 돌파에 이은 슈팅을 정성룡 선수가 선방해냈지만, 그 순간에 치고 올라왔던 밀리토 선수가 다시 한번 공을 밀어넣은 것이지요.

 만회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얻어맞은 추가골은 참으로 뼈아팠습니다. 그 후, 사샤 선수의 프리킥 찬스에서 세자르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온 공을 라돈치치 선수가 골대 밖으로 실축해버리며 만회골 기회가 다시 한번 무산되어버리며 분위기 상승에 실패, 결국 그렇게 경기는 0:3 성남 일화의 패배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남미 챔피언인 인테르나시오날과의 3, 4위전이네요 : ).


 사실 감독이 베니테즈(...)라서, 그리고 근래의 인터 밀란의 분위기가 워낙 뒤숭숭했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봤던 밥군이었는데... 경기 결과는 참으로 아쉽습니다 ㅠ.

 작정하고 구축해버린 인터 밀란의 방패는 성남 일화가 뚫기엔 너무 단단했고, 방패를 거두고 창을 꺼내들었을 때의 공격은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인터 밀란의 수비진을 뚫지 못한 것도 이번 패배의 큰 요인이기는 하나, 성남 일화가 득점 찬스가 났을 때 골을 뽑아내지 못한 것이 더 큰 패배의 요인이라 생각이 되는 밥군입니다 ㅠ. 비록 인터 밀란의 수비가 두터웠다고는 하나, 전후반을 통틀어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성남 일화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순간 역시 몇 차례가 있었지만, 세자르 골키퍼의 선방과 아쉬운 결정력으로 득점에 실패한 후- 위기를 넘긴 인터 밀란의 공격 찬스에서 수비 조직이 무너지며 다소 허무하게 골을 내주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12월 18일, 오후 11시 정각에 남미 챔피언인 인테르나시오날과의 3, 4위전이군요. 남미의 챔피언인 그들은 유럽 챔피언인 인터밀란과 동등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지만, 오히려 성남에게는 인터 밀란보다 해볼만한 팀이 아닐까 싶습니다. 패스와 속도를 주무기로 삼는 두 팀간의 즐거운 경기가 기대되네요 : ).

 아쉽게도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경기종료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펼친 성남 일화 선수들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남기며, 다음 3,4위전을 기대하면서 밥군은 이만...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현재 시작은 새벽 4시입니다... 우어우어. 

 (그러고보니 지금은 은퇴한 포르투칼 황금세대의 주역, 루이스 피구 선수(?)도 경기장을 찾았더군요 'ㅁ' 오랫만에 보니 반갑긴 반갑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