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활동/3th, 4th과학나눔봉사단

2010년 2월, 겨울 속의 즐겁고 즐거웠던 제 3기 과활마당의 기억들.

개구리C 2010. 11. 23. 18:45

 2010년 2월, 필자는 과활마당 3기를 신청하여 합격, 이에 처음으로 만났던 7명의 팀원들과 함께 통영 벽방초등학교를 다녀왔었습니다. 창원과 마산, 부산 등 곳곳에 사는 일곱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4기 역시 그랬지만- 상당히 짧은 기간의 활동이었는데 종료 이후에 느꼈던 감정은, 그야말로 백년지기와 같은 그런 느낌의 사람들이 되었다고 할까요?

 사전 준비로 인해 얻은 짐들을 한가득 싣고서 버스를 타고서 통영으로 갔었던, 벌써부터 아련하게 느껴지는 기운이 =ㅂ=;
 

 4박 5일간 진행할 수업을 위한 준비물들이 한가득 ㄷㄷㄷㄷ.


<미안하다, 꿔뉴야;;;>

 위의 영상은 지난 2월경, 통영 벽방초등학교로 제 3기 과활마당을 다녀왔던, 필자가 속했던 경남 1팀 늘품이 수혜처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던 OT 동영상입니다.

 활동에 앞서 아이들에게, 저희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간단히 보여주며 동시에 시작을 알리는 그런 동영상이지요 : ). 허양, 김양, 참으로 수고많았네 ㅋ.

 4박 5일간의 활동기간 하루 전 통영에 도착했던 저희들은 모텔방을 잡아서 그곳에서 마무리 작업을 했었지요 : ). 밤새도록 회의하고 준비하며, 위의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꽤나 힘들긴 했지만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그보다 더 즐거웠었지요.
 

 작업에 지쳐 뻗어버리신 늘품 1팀장님 ㅋ.


 늘품 1팀의 안방 마님. 활동비 담당을 맡고 있었고 다재다능한 능력자!
 
 그렇게 전날을 지샌 후, 버스를 타고 달려 벽방 초등학교에 도착하였습니다. 

 4,5학년 학생들과 함께 오전에 2시간, 그리고 오후에 2시간을 함께 수업을 할 수 있는 일정이었던터라- 도착한 첫날 교장, 교감 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저희들을 소개하였습니다.

 이후 바로 수업을 진행하였는다지요.

 

  저희가 했던 수업들입니다. 이 판넬(?)은 활동 마지막 날, 저희끼리 수업 인기투표를 해보자는 취지로 4일째 밤에 만들어 본 판넬이고요. 각 항목당 2시간정도를 배정하여 수업을 진행했었습니다. 필자가 했던 수업은 반짝반짝 액자 만들기와 진동으로 달리자, 두 개의 실험을 맡아 했습니다 : ). 

 
 저희 팀은 상당히 운이 좋았던 것이, 많은 팀들이 숙소를 활동처 인근의 모텔이나 여관, 혹은 찜질방으로 잡아 출퇴근을 했던 반면에 저희들은 학교 내의 교사를 빌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 ).

 방도 2개, 보일러도 들어오고 =ㅁ=. 무엇보다 교사인 덕분에, 수업이 진행되는 과학실까지 왕복 3분! 거리였다지요 : ).  

 그 덕에 야간에 과학실에서 저희끼리 실험을 진행해볼 수도 있었고, 수업 이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도 잦았습니다. 아이들이 저희들의 숙소로 찾아오고 그랬었지요. 


 저희 팀 식사 시간의 식탁. 식기류가 멸로 없어서 꽤나 제한된 요리만을 할 수 있었지만, 학교측에서 급식 후 남는 반찬 등을 가져다 주시는 등 상당히 배려해주시기도 했습니다 : ).
 
 수업들에 대한 이야기는 뭐, 수업 내용 그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그냥 패스하고 우후후.

 이 직전 포스팅이었던 과활마당 5기, 현재는 과학나눔봉사단으로 이름이 바뀌어진 이 활동을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었던 근거는 제가 거쳤던 이 3기와, 차후에 작성할 4기를 거치며 얻은 경험들과 시간 그 자체였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봉사단원들은 OT나 해단식, 혹은 사무국에 대하여 불만이 있었을지언정, 활동내용 그 자체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때문에 다시 한번 더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3번째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저는 아직 모르니- 하게 된다면 3회겠네요.


 아이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전에, 팀원들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 나불거린다면 말입니다.

 이 활동 이전까지는, 당연히 저를 제외하면 단 한번도 서로 만난 적이 없던 6명의 팀원들이었습니다. 그나마 한명은 같은 대학교이기 때문에 어쩌면 길가다가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사람들이 1박 2일간의 오리엔테이션을 거치며 서로 친분을 쌓게 되었고, 활동기간 이전에 몇차례 사전회의를 위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활동 기단 + 하루, 5박 6일간 한 장소에서 함께 지내면서 활동을 했습니다. 한명의 형을 제외하면 모두 필자보다 어린 동생들이었지요. 하지만 여섯명의 사람들 모두에게서 필자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쉽, 팀의 살림을 책임지며 계획을 진행했던 운영 능력, 보다 효율적인 수업 방식, 서로간의 팀워크를 끌어올릴 수 있는 분위기와 이야기 등- 어느 한사람 빠지지 않고 모두 자신만의 능력과 색깔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한 것들을 5박 6일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지내며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과연, 거자삼인 필유아사(去者三人 必有我師)라던가요.  
 
 뿐만 아니라 동거동락하며 즐겁고 기쁘고 힘든 일마저도 함께 겪으며 진행했던 시간들이었기에, 서로간의 친밀도는 그 어떤 이들 못지않게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역을, 학교를 벗어나 다른 환경 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즐거움은 바로 이런 것이겠죠? 물론 그러한 측면에 있어서 최고봉은 역시나, 군대-_-지만. 거기는 환경적 특수성 때문에 즐거움보다는 동질감이 좀 더 클테니, 일단 패스! 군대 얘기는 짧게 끊는게 쵝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느꼈었습니다.

 순진하다고...까지는 장담할 순 없으나(....;;;) 그 때묻지 않은 순수함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의심없이 저희들을 따라주었던 그러한 모습에서 고마움마저 느꼈지요.

 필자의 경우 3기 당시 함께 했던 아이들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세 개입니다. 

 그 모두가 마지막 5일째였던, 헤어지던 날에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처음은, 수업 내내 가장 말썽을 부렸던 아이가 마지막에 큰 소리로 "선생님들 안녕히 가세요!" 라고 외치며 잽싸게 도망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수업 내내 말도 안듣고 흐름도 끊어먹었고 저희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느낌이 정말 강했던, 상당히 골치가 아팠던 애였는데, 그런 애가 그렇게 말해주니 가슴 한켠이 찌잉.

 두번째는, 마지막에 수업을 진행했던 과학실을 정리하고 짐을 가지러 교사로 돌아갈 때였습니다. 당시 두 명의 팀원들과 짐을 들고가고 있었는데 앞서가던 동생 하나가 "오빠 뛰어요!" 라고 말하며 앞으로 후다다닥 뛰어가더군요. 뒤를 돌아보고는, 저도 뛰었습니다.

 아이들이 사방팔방에서 저희를 향해 몰려 뛰어오고 있더군요. 뭐랄까, 먹을 찾아 몰려오는 좀비의 느낌이랄까. 아이들이 저희를 골탕?먹여줄 생각에 만든 이벤트던 거죠. 근데 필자는 당시, 처음으로 아이들이 무섭다고 느껴졌었습니다 ㄱ-; 사방팔방에서 소리지르며 뛰어오는 아이들이 주는 압박감이란...ㄷㄷㄷㄷ.

 교사로 '도망쳐?' 들어간 이후에도 아이들은 문 앞에서 머무르며 저희들을 기다렸습니다. 헤어지기 싫었던 아이들의 장난이었죠 : ). 꽤나 유쾌했던 기억입니다.

 어딘가에 그 사진이 있었을텐데, 보이지가 않는군요. 아, 폰카였던가;;

 마지막은, 숙소를 정리하고 양손에 쓰레기를 든 채로 품 안에 또 한봉지의 쓰레기를 안고 쓰레기장으로 걸어갈 때였습니다. 그 때 한 아이가 뒤따라와서 제가 들고있던 쓰레기를, 괜찮다고 해도 기어이 뺏어 들고는 같이 버리로 갔습니다.

 쓰레기를 버리고는 그 아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더군요. 

 "선생님 제가 도와드렸으니까,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어, 응. 선생님이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줄께 : ). 뭔데?"

 그렇게 말하자, 아이는 한참을 머묻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안 가시면 안되요...?"

 .........으어어어! 찌잉- 감동, 또 감동. 그 당시의 기분이란, 말과 글로 서술하기 참 난감합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아이들로부터 종종 선물이나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0123456789101112131415
  
 값비싼 선물도 좋지만 이렇게 정성이 담긴 선물들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이란 >ㅁ<.


 아래의 영상은, 저희가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틀어주었던 동영상입니다. 3기 해단식 당시에도 올렸던 동영상이고요. 5박 6일간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 틈틈히 만들었던 영상입니다.

 필자야 멀쩡했지만, 팀원 중 여자 아이들은 결국 눈물을 보이더군요. 아이들 중에서도 눈물을 보이던 이가 꽤 많았었고요.

   <낢, 아니 나래야 미안. 이번엔 너로 정했다...;;>


 
단순히 봉사활동이라고만 생각하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4박 5일간 함께 하며 들었던 정과, 아이들이 저희들에게 보여주었던 진심과 관심 등- 그 모든 것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었지요 : ).

 지금도 때때로 그 즐거운 추억 속을 헤엄쳐다니는 밥군입니다. 삭막하다면 삭막할 수도 있는 이런 시대에, 학생일 때 즐길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을 최대한 즐기며 먼 훗날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놓는 것도 학생의 권리가 아닐까요? 

 힘들고 어려울 때, 한번 웃을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쉼터를 만들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을 말이죠.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과, 멋진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즐겁고 행복했던, 늘품 1팀의 시간들.

 지금도 제게 추억이자 쉼터로서 존재하는 그러한 시간들입니다 : ). 


 이제 조만간, 4기 활동에 대해서 포스팅을 작성해야겠네요 우후훗.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