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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1] 축구 아는 여자. ...정말 축구 아는 여자?

개구리C 2010. 9. 28. 16:26

 사실 이 카테고리가 가장 활발하게 채워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제야 하나. 그것도 시작부터 까는 글로 시작하네요. 서점 갔다가 너무 황당한 글귀를 봐 버리는 바람에-_-;;;

 ...무얼 보고 그랬느냐 하니, 이 책입니다.
 
축구아는여자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 구기종목 > 축구
지은이 이은하 (나무수,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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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말하는 '축빠''축구팬'의 갈림길에서, 아직은 '빠'라는 호칭 보다는 '팬'이라 생각고 있기 때문에, 서점을 갔을 때 이 책의 제목은 곧장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네, '빠''팬'이건 상관없이 그냥 눈에 들어온 거예요. 위의 말은 그냥 아무 상관없음. 음음...;;

 조금 더 헛소리를 늘어놓자면, 그 옛날 '천안 일화' 시절에 일화의 팬이었다가 어느 샌가 축구를 잊고 살았고, 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박지성빠'의 길로 접어들며 밤을 지새며 유럽 축구, 정확히는 아인트호벤과 맨유의 경기를 챙겨보며 지냈었지요.
 그러다가 06년도 월드컵을 기점으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왜 밤잠 못 자면서 남의 나라, TV로만 볼 수 있는 경기를 챙겨보고 기사를 읽는걸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는 시간이 바로 군시절-_-;, 07년도 전역 이후 K리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없이,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서 내 팀으로 응원을 할 수 있는 팀, 그 팀이 경남을 연고지로 하는 도민구단인 경남FC였던거고요.

 그래서 그랬을까, 일단 잡자마자 K리그가 어딨는지 목차를 뒤져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는 흔히들 이야기 되는 3대 리그, EPL,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더군요. 250페이지에 달하는 책에서 K리그는 불과 10페이지 남짓, 그나마도 적혀있는 내용은 어처구니없는 정보들. 그거라도 좀 읽어보다가, 그만.

 ...일단 덮었습니다. 잠시, 사라져버린 어이;를 되찾아온 후 다시 펼쳤지요.

 조금 더 읽어보니 다시금 잡고있던 정신줄을 놔버릴만한 대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단이 야구의 2배 가까이 되면서, 이번 시즌 총관중수 600만을 목표로 하는 야구에 비해 축구는 고작 300만의 관중달성 어쩌고저쩌고, 팬이 적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책 제목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럽 축구 아는 여자."

 여타 축구리그와의 비교라면 납득할만하나, 야구와 비교해 놓고, 그것도 관중수를 평균 관중수가 아닌 총 관중수로 비교해놓으며 교묘하게 자국 리그를 까내리고 있습니다.

 포스트 시즌을 제외하고 530여 경기 이상 치루는 종목과,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을 제외하고 전/후기 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250여경기를 치루는 종목을 총관중수로 비교하다니. 더욱이 저자라는 사람이 축구에 대해 문외한인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런 논리를 펼치고자 하는 글은 아니지만, 너무 황당해서 그냥 뻥쪄버리더군요.

 거기다 K리그를 재밌게 즐기기 위해선 빅리그와 비교하지 말자, 라고 적어놓고는, K리그와의 특징이나 장점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더군요. 비교는 당연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빅리그와 차별된 K리그의 특징이 있고 나은 점도 있음은 사실이고요.

 하지만 그러한 말은 거의 언급이 없더군요.
 
 정말, 고작 10페이지 정도로 사람을 이렇게까지나 황당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입문서라면 축구에 대해 공평한 시야를 제공해야 함이 옳을 것인데, 편중된 시야와 책의 내용 구성은 책에 대한 관심을 접어버리게 하기 충분하더군요.  

 해외 리그에 대한 소개서라면 이런 글을 적을 이유는 없지만, 실제로 해외 리그에 대해선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그 부분은 꽤나 재밌게 보긴 했습니다만-_-;;;;;;;, 소개하는 책이 아니니까 왠지 더 열받더군요. 

 그 몇 장의 내용만으로도 앞의 충실함을 싸그리 잊혀지게 만들기 충분한 허술함.

 남아공 월드컵에 맞춰 그저 돈 벌어보려고 쓴 책으로 밖에 인식이 남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저자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졌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고요-_-; 

 저런 식으로 적을 거면 처음부터 적지를 말던가 말입니다. 솔직히 뒤에 실린 허정무 감독님과 김성주 아나운서의 평도, 책을 얼마나 보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더군요. 제 입장에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