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을 위한 성남의 질주. 성남 대 울산 플레이오프.

개구리C 2010. 11. 21. 16:33

 
 지극히 팬심에 입각해 관전했던 울산과 성남의 플레이오프 경기였습니다. 골수...까진 아니고, 여튼- 경남FC의 팬인 필자가 울산과 성남의 경기를 보면서 무슨 팬심을 가지고 보았느냐!

 ...라는 것은, 꽤나 단순한 논리생각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요(...으응?)!

 울산의 경우에는 전반기 개막전을 비롯하여, 후반기 홈경기에서도 각각 1:0으로 두번의 승리를 경남FC에게서 가져갔던 반면에, 성남의 경우에는 작년 후반기를 포함하여 올시즌 두 번의 경기를 포함한 세 번의 맞대결에서 2승 1무, 도합 승점 7점을 경남FC에게 주었기 때문이지요-_-;;;; 

 그렇다고 해서 성남의 전력이 경남FC보다 아래냐고 하니, 또 그건 아닌 것이 확실한데도, 되려 경남보다도 우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측면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승점 7점은, 그저 고마울 뿐인 밥군입니다.

 거기다가 지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커다란 감동까지 선물해준 성남이며, 이전의 응원팀이자 경남FC를 제외하고는 가장 좋아하는 팀이 성남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뭐, 이것저것 다 제외하고 그냥- 울산은 경남FC에게 2패를 주었으니까 ㅠㅠㅠ.

 
 어쨌거나 울산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간의 경기를 어제와는 달리 맘편히 관전하는 중인 밥군입니다. 어제는 너무 똥줄 타고 속도 타고 애간장도 녹아내리는 경기였거든요.

 후반기 최종 9경기에서 7승 2무라는 압도적인 상승세를 타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울산과, 아시아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 성남의 경기는 과연 팽팽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챔에서 아시아의 깡패라는 별명을 지닌 울산,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인 성남의 경기는 상당히 눈이 즐거운 경기!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고창현이 선제골을 터뜨린 울산의 공격력과, 그에 굴하지 않고 사샤가 패널티킥을 성공, 만회골을 만들어 전반전을 1:1로 마치는데 성공한 성남의 저력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TV로 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 모두에게 꽤나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 싶네요. 

<울산 고창현과 성남 사샤의 장군멍군.>

 이어 후반에도 라돈치치 선수가 아챔 결승전을 못 뛰었던 한을, 이번 울산전에서 풀기라도 하듯 멋지게 골을 집어넣으며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직전 최성국 선수의 멋진 패스도 일품이었고요.
 
<라돈치치의 결승골이 작렬!>

 골이 터진 직후, 신태용 감독에게 달려가 그를 번쩍 안아들어올리는 라돈치치 선수의 모습은, 지난 아챔 4강전 종료 이후의 아픔을 깨끗히 씻어내린 듯한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 ).

 이후 에스티벤을 빼고 까르멜로 선수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꺼낸 울산이었지만, 성남의 끈끈하고도 단단한 방어에 가로막힐 뿐이고, 되려 라돈치치의 전방 쇄도와 패스에 이은 몰리나의 골로 경기는 그대로 결정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울산으로선 반드시 만회골을 터뜨려야만 했던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수비 실책이었기에 참으로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번 경기의 결과로, 리그 3위로 마친 덕분에 또 한번 전주성에서 경기를 갖는 전북과 성남간의 경기가 오늘 수요일에 열리겠네요. 이제 귤이나 까먹으며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하는 필자로선 부러울 따름입니다 ㅠ. 

 디펜딩 챔프로서 다시 한번 챔피언이 되기 위한 전북의 투지,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으로서의 자부심도 안게 된 성남의 패기간의 대격돌!

 다음 경기에도 팬분들의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 평일이니까요  : );;;. 정말 기대되는 경기로군요 =ㅂ=!

 
 후반 추가 시간에 출혈이 날 정도의 부상을 입은 유경렬 선수,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경기 막바지에 부상을 입은 사샤 선수 역시도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사샤 선수의 공백은 성남에겐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니...;; 

 아챔 경기에 이어 이집트에서 갖은 호주와 이집트간 경기에 출전한 후 얼마되지 않아 다시 플레이오프를 뛰었던 사샤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지 않났나 싶네요.

 
 정말, 신태용 감독님- 대단하다고 밖에 말이 나오지가 않네요.

 봉동이장님과의 지략 대결도 참으로 재밌을 듯한 다음 경기입니다!


 그러고보니 전년도 아시아 챔피언과 올해의 아시아 챔피언간의 준 플레이오프로군요. 그런데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나갈 수 있는 팀은, 두 팀의 승자 한 팀 밖이니... 상당히 얄궂은 대진표가 되었군요 : ).

 올해의 아시아 챔피언인 성남 일화가 내년도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나가지 못한다면, 이것도 참- K리그의 경쟁력이 ㅎㄷㄷ하다고 밖에 할 수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