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K리그가 끝나니 심심하기 짝이 없는 요즘.

개구리C 2010. 11. 18. 17:55

 물론 플레이오프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 사실은 잠시 접어두고 >ㅁ<
 

 축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물론- 2002년 월드컵 광란의 시기(?)가 계기이긴 했습니다.

 고2때 창원시청 광장에서 이탈리아전에 첫 거리응원이었는데, 당시 설기현 선수의 동점골 장면의 그 감동이란!

 어쨌거나 그렇게 02년을 보내고, 박지성 선수를 따라 맨U (사실 PSV까지는 그냥 기사만 챙겨보다가)의 경기를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했었지요.

 머나먼 영국에서 열심히 뛰는 박지성, 이영표 선수의 경기에 희일희비하고, 그들의 기사를 모조리 챙겨보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새벽녘까지 버티며 맨유, 토트넘, 그리고 UEFA 챔스를 챙겨보며 말입니다.

 그런 생활이 불과 작년 전반기까지도 이어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구하게 된 경남FC 경기 초청권을 받아서, 창원 종합 운동장에 직접 보러 다녀온 이후- K리그가 재밌다는 것을 깨달았죠.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K리그는 재미없다, 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리그 수준의 고하를 떠나 그냥 재미없는 경기를 한다는 생각이 강했었던 거죠.

 변명이라면 변명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EPL의 화려한 중계 기술과 꽉 찬 관중, 그리고 그들의 응원소리에 익숙해져 있다가 간간히 중계되어졌던 K리그를 보면, 사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텅빈 관중, 박진감없는 중계 기술, 서포터즈들의 응원을 제외하면 관중의 호응 역시 그다지 많지 않았으니까요.

 TV로 즐기기엔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긴 합니다, 정말.

 중계도 많지 않고, 스포츠 뉴스에선 십수년째 K리그 위기라고 떠들어대고, 중계를 봐도 몇대 되지 않는 카메라로 제한적인 시야만이 나올 뿐이고, 찾는 관중 역시 많지 않았으니까요.

 그랬던 것이 한번의 직관으로 확 바뀌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제가 작년 후반기, 경남FC 유치원 폭주모드에 맞물렸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게는.

 TV에서 보던 EPL 상위권 부럽지 않은 패스 플레이와 유연하고 빠른 경기 흐름에 생각보다 많은 관중수까지 적절히 갖춰졌었던 거죠.

 그 이후 경기장을 찾는 횟수는 늘어갔고, 그에 반비례하여 EPL을 시청하는 시간은 줄어만 갔습니다. 

 그러던 것이 경남FC라는 팀이 내팀이라는 인식이 박힌 이후, EPL은 사실상 끊었죠. 물론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의 분전과 활약 소식을 들을 때면 하이라이트나 기사는 챙겨봅니다만...

 사실 관중 관련해도, 직관을 다닌 이후에야 알은 것입니다만 TV로 보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수의 관중이 경기를 직접 보러 오고있습니다. 

 FC서울같은 경우 홈경기 평균관중이 3만명을 훌쩍 넘겼고, 서울 역시 총관중수 40만을 넘겼다고 하죠. 필자의 응원팀인 경남FC 역시 평균관중수 12000명대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앵글은 관중석이 없는 곳을 주로 비추고 있습니다. 본부석이 위치한 E석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반대편인 W석을 주로 비추기 때문에, 관중이 잘 앉지 않는 W석의 비교적 비어보이는 관중석이 주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적은 숫자의 카메라와 낮은 중계기술로 인해 경기장 본연의 플레이 느낌은 TV로 볼 경우 잘 살아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나마, 서울과 수원의 흥행경기정도만이 보다 많은 카메라가 배치되어 비교적 박진감있게 볼 수 있을 뿐이죠. 

 물론 서울과 수원의 경기가 재미는 있지만, 사실 다른 경기들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재밌습니다. 재미없는 경기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EPL에서도 재미없는 경기는 적지않게 존재한다지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전북이나 극강의 조직력을 뽐내었던 제주,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점유율을 높이 가져가는 경남, 전천후 축구를 구사하는 성남 등, K리그의 구단들 역시 유럽리그 못지않은 경기력을 가지고 리그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한국의 중계기술과 환경으로는 아무래도 살리기 힘든 것 역시 사실.

 
 거기다가 월드컵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구단의 경우, 그 엄청난 규모의 관중석으로 인해 설령 2~3만명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관중석은 비어보이기 마련인지라 아무래도 경기의 긴장감을 상당히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인천Utd 역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을 대신하여, 현재 짓고있는 축구 전용구장인 숭의 아레나로 홈경기장을 이전할 예정이지요.

 부산 역시도 이러한 점으로 인해 경기장에 가변석을 설치함으로써 대규모의 관중석에 의한 분위기 저하를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월드컵 경기장을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는 K리그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정도의 대규모 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은 전세계에도 그리 많지는 않다지요. 흔히들 말하는 빅클럽정도나 가능할까, 제 아무리 상위 리그의 팀이라고 하더라도 비교적 적은 규모의 축구전용 구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점은 스포츠 기자들이 K리그를 까기 정말 좋게 만들어 줍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K리그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K본부의 박OO 기자가 아닐까 하네요. 굳이 관중석이 비어있는 부분만 찾아가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중계를 하며, 관중이 찾지 않는 K리그라 까질 않나. 혹은, 이전 서울에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 6만 관중을 10초 가량의 단신 기사로 처리한다던가, 진주 종합 운동장 개막 축하 경기 당시 26000명 가량의 시민이 찾아 전좌석 매진이 되었던 경기에 대한 기사는 없이 힘들에 제주도까지 날아가 일부러 관중이 없는 경기에 대한 기사만을 내보내며 K리그의 위기라고 하질 않나...

 물론 몇몇 구단의 경우 관중수가 상당히 적다는 것은 맞습니다만, 지방 뉴스를 제외하곤 진주 종합 운동장의 만원 사례를 내보낸 뉴스따윈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파도타기만 7바퀴를 돌았다는 것이나, 관중석 매진으로 인해 따로 자릴 마련해 관중을 수용했다는 그런 이야기는 없고 그저 한 경기만의 현실을 마치 모두의 모습인 것 마냥 하는 그런 것이 열을 받는 것이죠.

 
 K리그를 직접 보고 재미가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습니다. 물론 편입견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한경기만 달랑 보고, 그 경기가 져서 재미없다- 이러면 조금 난감하긴 합니다만;; 

 그러나 애시당초 단 한경기도 직접 보지 않고, 중계조차 보지 않고 그저 맹목적으로 유럽 축구를 우상화하며 평가절하하는 것은 꽤나 열받는 사실입니다. 그런 이들에겐 어떤 말을 해도 귀를 닫고 있기 때문에 소용도 없고요.


 어쩌다 이야기가 이리 흘러갔나...;;;

 어쨌거나, 현재의 밥군같은 경우, 아무래도 K리그와 경남FC 위주의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리그가 종료된 현 시점에서는 꽤나 의욕이 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리그 종료에 맞추어 주말도 심심해졌고, 경기를 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내는 그 즐거운 기다림도 사라졌습니다.

 이번엔 어떤 경기를 보여줄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즐겁게 상상하며 포스팅을 하는 재미도 사라졌고요ㅠ;;

 AG 대표팀이라던가 국가 대표팀의 경우엔 아무래도 필자에겐, 이제는 후순위의 관심사가 되어버린터라;; 애국심으로 응원은 하지만 리그를 볼 때마냥 긴장하고 관심을 갖으며 경기가 보아지진 않더군요.

 뭐, 내일 간만에 플옵 리뷰를 작성할 계획이라 신나긴 하지만요♬

 
 사실 리그 종료하면 블로그 포스팅의 범위를 보다 넓힐 생각이었는데, 특히 서평과 봉사활동 위주로 말이에요. 근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생각보다는;;;

 리그 종료의 후유증이라 해야하나? 아무래도 그런게 없잖아 있는 듯 싶습니다.

 9월 14일 이후 리그 종료까지 대략 2개월 약간 안되게 상당히 많은 포스팅을 작성했던터라(아마도?), 너무 거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듯도 싶네요. 마음을 리그 휴식기로 바꿔놓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해야겠네요. 우후후.

 조만간, 몇개 정도의 예비 포스팅을 준비해놓고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그 이전까진 취미나 일상다반사 위주의 미니홈피식 운영이 되지 않을까도 하지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