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예비 야빠/그리고 야구.

[B] 생애 첫 사직구장 관전기, 롯데와 KIA의 경기. 그리고 마법사의 아들 코리.

개구리C 2011. 5. 16. 00:15

 오늘, 아니 작성 완료시간이면 어제겠군요. 어쨌거나 처음으로 부산 사직 구장을 찾아 야구 경기를 직관했습니다. 27년동안 마산에서 열리는 경기는 한 번도 찾아가보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기회가 닿아 가볼 수 있게 되었네요.

 



  사직 구장 외곽에서 몇 장 찍어보았습니다. 혼자 갔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진 촬영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제약을 가질 수 밖에 없었어요. 이후 홈플러X를 간다고 경기장 뒷쪽으로 가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역시 부산. 야구의 도시라고 불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야구장은 이미 도시 속에서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글이 아닌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아이들과 놀고있는 부모님의 모습이나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 등, 경기장은 단순한 야구경기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아닌 생활 속의 축제였습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의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일요일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밥군이 앉았던 자리는 지정석, A-i-38번이었죠. 그러니까, 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 3루에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뭐, 거기라서 적는 것은 아니지만 Exciting Zone, 조금은 부럽더군요-_-;.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니 기아의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롯데의 선수들은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른 후에야 모습을 드러냈죠.

 


  마운드 위를 다지고 사진처럼 물도 뿌리고 있다 보니 드디어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들 역시 모습을 드러내어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환호성.
 


 그리고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의 사직 구장 내부를 사진으로 찍어보았습니다.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관중들이 찾아왔었죠. 빈자리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흔적을 감춰갔습니다.

 나중에 전광판에 오늘 전좌석 매진이라는 문구와 응원단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죠. ...근데 분명 빈자리도 꽤나 적잖게 있긴 했는데 말입니다?

 아마 그런 분들은 관중석 가장 위로 올라서 보고 있지 않았나 하네요. 상당히 많은 분들이 좌석이 아닌 관중석 최상단에 돗자리나 신문을 깔고서 편안히 앉아 경기를 보고 있기도 했습니다.

 아, 근데 뭐랄까. 밥군이 가진 사진기는 DSLR이 아닌 똑딱이고, 거리 역시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까운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올린 사진들 대부분이 최대한 땡겨서 찍은 사진이거든요.

 그러다보니, 경기에 관련된 사진들은 다 거기서 거기. 달리 찍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제일 앞자리였으면 선수들이 뛰고 뭐 그런 장면도 잡으면서 찍으면 되는데, 너무 멀다보니... 의욕이 꽤나 감소했다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잠깐 촬영욕구를 불태워준 것은 간간히 뉴스에서만 보던, 커플 키스 타임? 이었나요? 그 코너 때였... 아... 네... 밥군은 솔로거든요... 부러워서... 부러워서... 아흙.
 


 네. 부럽습니다. 그런겁니다. 네...


 롯데의 No.13 황재균 선수. 내야수 183cm 88kg입니다. ...음?

 롯데의 공격 때는 매 타자가 등장할 때마다 전광판에서 선수의 프로필과 등장음악을 깔아주더군요. 그리고 그에 맞춰 선수를 응원하는 3만명에 달하는 관중분들.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아마도)모든 선수마다 개개인의 콜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타자가 들어서고 전광판의 영상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면 우렁찬 응원이 들려왔습니다. 


 롯데의 공격이 끝난 후 벤치로 돌아가는 기아의 선수들.


 5이닝이 끝나자 다른 이닝 때 2분과는 달리, 4분의 휴식 시간을 갖더군요. 그 시간을 이용하여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고 있는 장면입니다. 5이닝이 전후반의 경계인가봐요.


 엄청난 호수비를 보여준 기아의 선수. 죄송합니다. 이름은 모르겠어요 ㅠ. 야구 선수에 대한 지식은 거의 초보와 다름이 없는 밥군입니다.


 8회 전광판이군요. 8회가 좀 대박이었죠-_-;.

 7회가 끝난 시점에서 2:0으로 롯데가 이기고 있었는데,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코리 선수가 2아웃까지 잡아낸 후, 이범호-김상현-김주형 선수에 이어지는, 무려 3타석 연속 홈런을 얻어맞으며 역전당하게 된 것입니다. 졸지에 1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 강판된 코리 선수. 

 7회까지는 솔직히 밋밋한 공방 덕분에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런 관중들을 위하여 (바라지 않는)팬서비스를 발휘, 박진감을 경기에 불어넣어주고 들어간 코리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경기는, 이미 알고 계시듯 롯데가 연장 10회에 조성환 선수의 끝내기 안타로 5-4로 재역전시키며 승리를 거두었지요. 이 날의 경기는, 흔히 말하는 (8회부터)대박 경기였습니다.

 2-0 스코어에서 2-3스코어, 하지만 3실점 이후 8회 롯데 공격에서 터진 이대호 선수의 솔로 홈런으로 경기는 3-3 원점이 되어 연장전에 돌입했죠.

 10회에 이르어 또다시 김주형 선수가 1점을 뽑아내며 그대로 끝내는가 싶었더니, 다시 10회말 롯데 공격에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다곤 하나 2아웃을 잡힌 상태에서 기어이 2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롯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스릴 넘치게 경기를 즐기시지 않았을까 하네요.


 처음으로 찾은 야구장이고, 사직구장이었기 때문에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밥군이 즐겨 다니는 축구와는 다른 응원 문화가 주요한 이유였죠. 공수가 바뀔 때마다 주어지는 짧은 시간동안 관중을 경기의 흐름에서 놓아주지 않았고, 충성도 높은 부산의 야구팬들 역시도 즐거이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장면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열띤 응원은 주로 서포터즈에 제한되어져 있는 축구와는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이 경기장이 사직구장, 세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관중과 열기를 지닌 구장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의 활용이 축구와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는 하나, 거의 30년에 달하는 역사를 통해 쌓아온 롯데 자이언츠만의 응원을 직접 겪어보니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관중분들이 야구를 사랑하고 롯데를 아끼며 자신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즐기기도 하지만,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짧고 임팩트 강한 응원들은 처음 경기장을 찾는 이들조차도 한두번만을 듣고 따라 응원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마냥 적용할 수 만은 없지만, 그래도 이 점은 축구 응원문화에도 적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축빠(...) 밥군이었습니다. 

 밥군의 지지팀인 경남FC의 경우, "경! 남! (박수*5)"의 반복 이외에는 N석이 아닌 E,W석에 앉아계신 관중분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응원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인듯.
 
  
 어쨌거나 밥군의 첫 야구장 직관...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집이 부산이 아닌 창원이기 때문에 차비에 표값, 밥값 등을 생각하면 쉽게 갈 순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다녀도 괜찮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 전에 역시, 제 팀을 먼저 가지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 역시 들게 되었습니다. 제가 응원하고 좋아하는 팀이 아닌 다른 팀들의 경기에는 역시나, 제아무리 멋지고 스릴 넘치는 경기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속으로의 집중과 애정을 갖기가 힘들더군요... 창원LG, 창원FC, 경남FC등, 스포츠 응원에 있어선 지역연고제일(?)인 밥군이 야구장을 축구장처럼 즐겨 찾는 날은 아마도, NC소프트의 본격적인 리그 참가가 이루어지는 연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