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그리고 축구.

[B] K리그를 수비축구라고 신나게 까던 기자님들은 뭐하고 계실까요?

개구리C 2011. 5. 8. 23:59

 이번 K리그 9라운드에서 터진 골은 총 23골입니다. 경기당 평균 3골에 가까운 수치로 골이 터졌네요. (물론 상주와 서울의 7골 난타전이 큰 몫을 하긴 했지만.)

 지난 8라운드에 터진 골은 총 25골. 경기당 3골을 넘기는 수치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올 시즌의 K리그는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봐도 골이 많이 터지는 그런 시즌이 아닐까 하네요. 이쯤되니 떠오르는 것은 언론사의 태도?! 지난 5라운드 당시가 떠오르는군요.


 바로 이 스코어. 8경기 중에서 여섯 경기가 무승부가 나왔던 라운드였지요. 대구경남전, 울산강원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였고 이 중에 3분의 2인  여섯 경기가 무승부, 그리고 그 중 네 경기가 0:0 스코어로 경기로 끝을 맺었지요.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쏟아져 나온 기사들.

 
 날짜가 참 가관이죠. 대부분의 기사가 5라운드가 끝난 직후에 몰려있습니다. 평소에 골이 터져나올 때는 조용하던 스포츠 찌라시-_-+들이 이럴 때만은 반응속도에 버프가 걸려서 기사를 쓰더군요.

  
 간간히 이런 기사도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반박글은 블로거분들이나 선수들, 혹은 칼럼니스트 분들의 글이 대부분이었지요.

 어쨌거나, 그렇다면 정말 K리그가 수비축구가 지배하는 리그인가?! 
 

 라운드(총 9게임) 무승부 경기(17경기) (23.6%) 총 득점(184골) (평균 2.55골) 
 1라운드 1경기 17골
 2라운드 3경기 15골
 3라운드 1경기 25골
 4라운드 1경기 23골
 5라운드 6경기 10골
 6라운드 3경기 25골
 7라운드 0경기 21골
 8라운드 2경기 25골
 9라운드 1경기 23골

 
 손으로 일일이 계산해봤습니다-_-;.

 무승부 경기는 전체의 25%에 살짝 못 미치는군요. 4경기 벌어지면 1경기가 비긴다는 것인데, 그거 때문에 기자분들은 열심히 수비축구라고 까내리나 봅니다. 4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수비축구가 되는 즐거운 K리그입니다 : ). 평균 2골이 넘게 터져나와도 골이 안 나온다며 까이는 수비축구가 대세인 K리그입니다 : ).

 당시 수비축구 논란이 일었던 5라운드 시점으로 봐도 12/40, 전체 3할이군요. 하지만 5라운드까지도 평균 골은 2.25골에 달합니다. 평균 한 경기에 두 골씩은 터져나왔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그 와중에 골이 몰려 나오기도 했지만, 수비축구 논란을 불러일으키려면 화끈하게 골이 터져나온 경기 이야기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수비축구 타령만 할 때 그에 관한 기사는 거의 언급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6경기 무승부니, 수비축구니 뭐니. 

 그런데 말입니다.

 그 논란의 5라운드에서도 수원과 전북의 경기는 골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지, 경기 자체는 너무나도 재미가 있었지요. 양 팀의 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고 보았던 경기는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들어주었지요. 경기를 보면서 연신 감탄을 터뜨렸던 전북수원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경기에 대한 언급따윈 어디서도 못 보았던 수비축구 기사들.
 
 한 라운드에서 유달리 무승부가 많이 나왔던 것인데, 그것이 K리그의 전부인마냥 신나서 K리그를 까기 바빴던 각 언론사의 찌라시 기자님들이었습니다. 승리지상주의니 뭐니 하면서 K리그를 깠던 기억도 나는데, 기자님들이야말로 결과지상주의일 뿐이지요. 경기를 직접 찾아가 보지는 않고 결과만 보고서 기사를 적기 바쁜 기자님들. 

 이런 상황에 관하여 인기 웹투니스트인 [칼카나마]님께서도 그런 기자들의 행태를 비꼬기도 하셨습니다. [바로가기]

 다른 종류의 기사기는 하지만 정말 몇몇 기자님 덕분에 기자하기 참 쉽다는, 추측해서 기사를 써도 언론사에서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도 했습니다. 

 (2011/04/13 - [B's FootBall/K-League] - [B] 또다시 시작된 K리그 까... 아니, 죽이기. 관중 부풀리기라고?)

 진행이 되어갈 수록 매 라운드마다 화끈하게 골이 터져 나오고, 눈을 돌리기 힘든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연신 이어지는 2011 K리그입니다. 

 그런 K리그를 보면서, 과연 지난 5라운드 당시 신나게 K리그를 까댔던 기자님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골이 많이 터져나오니 [수비가 나약한 K리그!] 라면서 K리그를 깔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