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문화 생활/Books & Music

[서평25]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박영희 지음)

개구리C 2011. 10. 7. 04:37


지은이 : 박영희
출판사 : 살림Friends
가격 : 1,2000원
쪽수 : 258P


목차

0.작가의 말.

1. 돈 안 들이고 병 고쳤잖아.
: 고물 모아 마음병 고친 김영권, 배춘선 씨.

2.이웃은 아직 따뜻했다.
: 불편한 거동이지만 저금통 두 개로 이웃과 소통하는 노윤회 씨.

3.100만원.
: 도라지 농사 3년, 꼬깃꼬깃 접은 돈을 비닐봉지 한가득 모은 이공심 씨.

4. 사람 나고 돈 나야 좋은 세상이지.
: 잃어버린 마음속 장구 가락을 되찾은 이옥선 씨.
 
5. 내 십일조는 아이들에게.
: 시골 학교 평교사로 37년간 참교육을 실천한 유영빈 씨.

6. 짐승들은 절대 갈라묵지 못한다.
: 시장바닥 20년만에 장학금 1억을 모은 정외순 씨.

7.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장학금 기부로 마음의 빚을 던 왕재철 씨.

8. 저 사람이다.
: 소방관의 마음에서 세상의 희망을 보았던 김춘성, 양부억예 씨.

9. 종잣돈 600만원.
: 불우이웃돕기가 아닌 장학금 기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장봉순 씨.
 
10. 그 집은 달러라.
: 장학금을 기부하고 더덩실 춤추며 기뻐한 모덕복, 채복만씨.

11. 가을 하늘을 닮은 멍 꽃.
: 가족 잃은 슬픔을 사랑으로 감싼 김옥환씨.

12. 양심의 재산.
: 불편한 몸 보다 불편한 마음을 먼저 돌본 김성공씨.


 위드블로그 도서 리뷰에 두 번째로 당첨된 책,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입니다.
 (그리고 통틀어서 두 번째이기도 한.) 

 꽤나 오랫만에 리뷰에 당첨된 책이기도 하지만, 리뷰를 신청할 당시 밥군의 상태가 워낙 메롱-이었던 덕분에, 너무나도 마음이 끌린 책이기도 합니다. 서점에 가서 훝어본 후, 리뷰에 당첨되지 않는다면 곧장 구입할 생각이었죠.


 어쨌거나 리뷰에 당첨되어 도착한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의 정면과 옆 표지입니다.


 '세월'과 '고생' 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드러나는 손... 겉표지의 상단, 책을 펼치기도 전에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그런 사진이었습니다.


 워낙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밥군...이라 생각을 했지만...


 뒷표지.


 책 속에 담긴 사진들 중 일부입니다.

 



 이 책을 신청하게 된 것은, 공대 4년차인 밥군이기에 이래저래 취직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청년들이면 으레 그렇듯, 저 역시도 취직과 학자금 대출금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며 신청을 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말입니다.

 ...뭐랄까요. 부끄러운 속내를 털어놓자면, 저보다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철없고, 부끄러운 생각입니다. 변명의 여지조차 없네요.


 어쨌거나 그렇게 읽게 된 이 책은, 다시 한 번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저마다의 가치의 무게는 다르기 때문에 이런저런 평가를 내릴 순 없습니다만. 그래도 책을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이 책을 통하여 마음의 여유라는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책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는 12개의 다른 에피소드,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써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12개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나눔'이지요.
 
 단순히 금액만으로 따졌을 때는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단위의 금액까지 아낌없이 이웃에게 나누어준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결코 이 금액에 대해서 '적다'와 '많다'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100만원, 3년간 도라지 농사를 지어 모은 돈입니다.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며 아끼고 아끼며 모은 100만원을 기부하신 이공심 할머님이시죠. 책에서 나온 할머니 당신의 말씀은 '100만 원밖에'라고 하셨지만, 그 가치란 결코 금액으로 논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렸던 자식들을 풍족하게 먹이지 못했고, 공부시켜주지 못한 '한'을 할머님께서는 '나눔'으로써 풀고, 한이 빠져나간 공백을 '나눔'으로 채우셨기 때문입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몸 상태로 근근히 담배를 팔아 모아온 돈을 저금통에 담아서 이웃과 나눈 노윤회씨는, 자신이 기부한 돈으로 결식 아동들이 방학 중에 물놀이를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펑펑 우셨다고 합니다. 병에 걸린 후 돈을 들고 집을 나간 아내, 수 차례 자살까지 시도했던 삶, 부족한 아빠 때문에 겪은 고생으로 너무나도 미안한 두 딸 등- 결코 평탄하다고 할 수 없는 노윤회씨의 삶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느끼셨기 때문이었죠.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는 결코 풍족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도 풍족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난 후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는 밥군이지만, 제가 하고있는 활동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제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마음의 여유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말이지요.


 힘들다 힘들다 이야기를 하지만, 밥 세끼 굶주릴 걱정하지 않고 몸이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풍족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머리로만 생각했던 그런 것이, 한 권의 책과 반성을 할 수 있는 상황과 맞물려서 조금이나마 마음으로써 이해를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사건은 누군가에겐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죽을 만큼 힘든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것을 깨닫고 생각이나 말에 대한 조심을 하며 지내왔고, 앞으로도 조심하며 살아갈 밥군이기 때문에 '사실 별로 힘든 일이 아닙니다~!' 라고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또 누군가에는 나누며 살 수 있는 여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머리 한 켠에 소중히 둘 수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실 분들의 이야기, 증거가 한 권의 책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당장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편해졌냐? 라고 물어본다면 대답을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달라질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그럴 수 있겠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힘들지만 풍족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너무나도 마음 따듯한 이야기로 채워져있는 책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입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