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군의 축빠 이야기/내 눈으로 본 경남FC

연이은 추격에 끝내 역전. 경남FC와 부산 아이파크의 접전의 현장 그 속에서.

개구리C 2011. 6. 22. 14:58

 ...라지만 어언 몇 일이 지난 다음에야 글을 올리는 것인지. 일도 좀 겹쳐서 포스팅이 미뤄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밥군의 게으름에는 본인마저 손을 들어버릴 지경입니다. 아니 그 전에, 포스팅 자체가 좀 뜸해진 것 같기...

 변명넋두리는 그만하고!


 오랫만에 창원축구센터를 찾았습니다. 가까이로는 A매치 기간, 멀리로는 경기날 겹친 결혼식(왕복 거리가 덜덜) 등으로 홈 경기를 3~4주만에 찾아온 것 같아요.

 오랫만에 찾은 경기는 K리그 14라운드, 경남FC와 부산 아이파크간의 경기였지요. 

 어쨌거나, 카메라를 손에 들고서 경기장 진입!
  


 정리하다가 실수로 필요한 사진도 몇 장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 _ -;. W석 정 중앙에서의 사진은 그렇다손 쳐도, W석과 N석 사이에서 찍은 사진이 보이지가 않는군요.


 어쨌거나, 직전 6경기에서 무려 1무 5패를 당해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경남으로서는 (지난 라운드에서 강원에게 일격을 당했다고는 하나)상승세를 타고있었던 부산을 만났다는 것은 꽤나 껄끄럽습니다.

 상승세를 되돌리기 위해선 연패만큼은 피해야하는 부산이었기 때문이지요. 거기다 경남은 주포인 루시오의 부상, 중원의 핵 윤빛가람은 올림픽 대표팀 차출, 측면에서 활발히 움직여주었던 정다훤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출장 정지 등으로 꽤나 힘겨운 상황. 그래도 김태욱과 안현식 선수가 출전 가능하여 다행입니다. 특히 김태욱 선수의 중원에서의 역할은 경남FC에겐 결코 적지 않지요. 또한, 광양루니 이종호 선수와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윤일록 선수 역시 힘든 상황인 만큼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보답받았지요?!)

 지난 시즌, 후반기 원정에서는 이겼다고는 하나 5월 5일 어린이날에 열린 마산 홈경기 때 0-1로 패한 기억은 아직도 새록새록... 무려 2만명이나 들어온 경기였는데 ㅠㅠ...
 


 양팀 서포터즈의 모습입니다. 경기를 치루면 치룰수록 늘어나는 경남FC 서포터즈 역시 흐뭇하지만, 가까워서 그런가요? 부산 아이파크의 서포터즈 분들 역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저정도 대규모(?) 응원단은 그랑블루 말고는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골대 뒤 2개 블럭 중앙 부분만 서포터즈 분들이고 그 양쪽으로는 경남과 부산 팬들이 섞여 앉아 있더군요.

 부산 서포터즈 분들 바로 옆에서 목이 터져라 경남 이겨라를 연호하던 용감한 꼬마아이 둘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후, 눈물을 훔치던 부산의 여성 서포터즈 분들을 얼핏 봤는데 이 역시 꽤나 강렬하게 인상이 남은...


 코너킥을 전담했던 가라믜(...)의 올림픽 대표팀 차출 직후인 이번 경기에서, 그 역할은 신예 윤일록 선수가 맡았더군요.


 개돌개돌개돌!! 골골골!!
 
 시작과 함께 맹공을 펼쳤던 경남FC는 전반에만 무려 2번씩이나 골대를 맞추며 이를 지켜보는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골대를 맞추면 진다는 그 유명한 징크스 말이지요. 

 김태욱 선수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 상단을 맞추며 경기장을 벗어났고, 윤일록 선수의 재치가 보였던 돌파에 이은 공 역시도 아쉽게 골대를 맞추며 골을 외면했습니다.

 ...뭐, 한 번만 맞췄으면 졌을지도 모르지만, 두 번 맞춰서 징크스는 빗나가는가 봅니다. 


 그리고 후반 시작 (...) 아니 본의는 아닌데 말입니다. 흔들린 사진만 쳐내다 보니, 그게 전반에 몰려있던 듯. 거기다가 경기장을 한바퀴 돌아본다고 시간도 좀 쓰고 말이죠 (...)

 어쨌거나 이어 시작된 후반, 꽤나 묘한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전반 중반에 이재명 선수를 대신하여 투입된 박재홍 선수가 전반 종료 직전에 부상을 당하며 교체된 것이었는데, 당시엔 그것을 몰랐던 관계로 궁금증을 키울 수 밖에 없었다지요.
 


 후반전이 시작되자 맹공을 펼친 것은 부산 아이파크의 선수들이었습니다. 솔직히 이때, 김병지 삼촌의 슈퍼세이브가 아니었으면 적어도 두 골은 먹혔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후반 4분과 14분, 각각 임상협 선수와 한상운 선수의 강력한 슈팅을 삼촌의 엄청난 방어력으로 막아내었던 것입니다. 가슴이 철렁했다지요.

 하지만 기세를 탄 부산은 매서웠습니다. 결국 기어이 선제골을 뽑아내더군요. 후반 17분, 임상협 선수의 슈팅이 막히며 공중으로 튀어오른 공을 양동현 선수가 헤딩으로 집어넣었던 것입니다. ...뭐어, 저는 정반대편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골 넣은 장면은 가까이서, 골 먹는 장면은 멀리서. 전후반 자리가 바뀌는 밥군입니다 =ㅅ=. 지정좌석제가 아니라 편해요.

 (...음, 요컨데. 단 것은 삼키고 쓴 것은 뱉는 전형적인 모습?) 


 선제골 직후, 한경인 선수를 대신하여 투입된 서스타 서상민 선수.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낸 경남 FC의 모습입니다. 윤일록 선수의 코너킥으로 시작된 공은 이경렬 선수의 슛을 통해 마무리되었고 이는 경기를 1:1 동점 상황으로 돌리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동점골을 넣어서 기세가 오른 경남은 매섭게 공격을 쏟아부었습니다. 찬스를 놓치고 아쉬워하는 모습. ...아, 근데 누구였더라...


 근데 이게 왠걸? 후반 28분, 경기의 저울은 다시 기울었습니다. 부산의 한상운 선수가 내내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더니, 기어이 골을 뽑아내더군요. 양동현 선수의 패스를 이어받아 한명 제치고 그대로 슛, 그리고 골.

 기세가 올랐던 경남이었기 때문이 이 골 직후 경기장에는 부산 서포터즈 분들의 응원만이 울려퍼졌던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직후 다시 박수와 함께 경남의 응원도 이어졌고요.


 또다시 골을 허용한 경남이었지만 무승의 고리를 끊기 위한, 홈에서의 승리를 위한 경남FC의 의지는 매서웠습니다. 쉬지않고 뛰고 차고 쏘고, 동점골과 함께, 그를 넘어 역전골을 노리기 위한 엄청난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두번째 실점 이후가 더 강력했던 듯 합니다;;.


 그리고 기어이 뽑아낸 두 번째 동점골! 후반 39분. 경남FC의 주장인 김영우 선수가 중앙에서 앞으로 찔러준 공을 이어받은 이훈 선수가 두 명의 수비수 사이에서도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방향으로 공을 찼던 것이죠.

 두번째 동점골이 터진 직후 경기장의 분위기는 화끈하게 달아올랐습니다. 동점골과 함께 흥분한 관중분들께서도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내주신 것이죠. 그리고 그 와중에도 침착한 군인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자아, 두번째 동점골도 터졌겠다. 경남의 맹공은 계속 이어집니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까지 합치면 약 10여분, 경기를 뒤집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지요. 무승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그리고 팬들에게 오랫만의 (그것도 극적인)승리를 선물해 주기 위한 최고의 무대가 창원 축구센터의 경기장 위에는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매섭게 밀어붙인 경남FC, 후반 44분 마침내 그렇게도 바라던 경남의 역전골이 터졌습니다. 전반에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곱씹었던 김태욱 선수가 상대의 밀집 수비 안에서 날린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입니다! 

 이때 완전 난리 /// ㅅ ///. 아오 씐납니다!  


 뭐, 그건 그렇다치고 김태욱 선수. 경고누적 풀리자마자 또 한장의 옐로우카드를 심판에게서 선물받았습니다. 요즘의 K리그에서는 상의탈의 세레머니는 경고누적 사유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신나니까요!


 홍염도 터지고~.

 3:2의 상황이 되자 남은 조금의 시간 속에서도 부산의 선수들은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역전골을 위하여, 승리를 위한 선수들의 마음은 모두가 똑같겠지요. 부산에서 찾아준 다수의 팬들을 생각하면 더 그럴 것입니다.

<경기 종료 직전의 경기장 분위기>

 하지만 부산의 마지막 슈팅마저 김병지 선수의 품 안에 안겼고, 경기는 그렇게 3:2로 종료. 경남FC의 승리로 끝을 맺었습니다.

 

 축구에서 경기가 가장 재밌는 점수는 3:2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재밌는 것은 역전승이죠! (반대로, 최악의 패는 역전패?!) 근데 이번 경기는 3:2 역전승입니다. 경기장을 찾아온 팬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타들어가는 똥줄만큼은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ㅠ)

 무승의 고리를 끊고 오래간만의 승리를 얻어낸 경남FC. 이 기세를 살려서 연승의 흐름에 올라타 다시 한번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근데 다음 경기 상대가 포항이네...